내년에는 전통 주력산업인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업 등의 경기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도체와 IT는 세계적 수요회복으로 제2의 호황기를 맞을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일 발표한 '2003년 주요산업 경기전망' 보고서에서 가격경쟁력 약화, 내수침체 등으로 내년 국내주요 산업의 경기전망이 밝지 않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이같은 주력산업의 경기둔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정적인 환율과금리의 유지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경기회복 불투명 = 연구원은 내년 ▲미국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나 재정수지적자.설비투자저조등으로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고 ▲경제통합의 부작용과 안정을 강조하는 유럽중앙은행의 영향으로 EU의 경기회복도 제한적이며 ▲일본이 부실채권문제로 고전함에 따라 세계경기 회복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미-이라크 전쟁가능성 등도 세계 경제회복을 더디게 하는 불안요인으로 지적됐다. 연구원은 또 ▲기업설비투자증가 등에 따른 금리상승세 ▲금리상승과 경상수지흑자감소로 통화량 증가세 둔화 ▲내년 하반기 1천170~1천190원대의 원화강세 등이예상된다며 가격경쟁력 약화를 우려했다. 건설경기 안정화정책과 가계대출억제 등에 따른 내수경기 위축도 예상됐다. ◆ 자동차, 철강 '흐림' = 올해 특소세인하 등으로 호황을 누린 자동차산업은 내년 소비심리악화에 따라내수판매가 줄고 가격경쟁력 약화로 수출 역시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은 2002년 전세계 초과생산능력이 2천200만대에 달한 자동차산업의 공급과잉 상태도 자동차업계에 어려움을 더할 것으로 분석했다. 철강 역시 건설투자정체, 2002년 수요급증에 따른 반작용으로 내수규모가 올해대비 불과 1.6% 증가하고 통상환경악화가 지속되면서 수출증가도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화학은 내년 국내경기 성장둔화와 세계경제회복의 불투명성으로 내수와 수출 증가율 모두 올해 수준인 5%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내수와 수출모두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인 건설산업은 2003년 민간부문의위축으로 국내수주가 올해대비 3.7%가량 감소할 것으로 연구원은 추정했다. 그러나 중동국가들의 재정상태 호전과 국낸건설업체들의 신용도 제고로 플랜트수주가 늘면서 해외수주는 18.2%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 반도체, 정보통신 '맑음' = 침체에 빠졌던 반도체시장이 내년에는 세계시장규모가 15~20% 가량 증가하는 등기지개를 켤 것으로 예상된다. D램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PC교체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정보통신.가전제품의판매호조가 지속되면서 내년 하반기에는 공급부족 현상까지 예상된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내년 수출물량이 올해보다 20% 이상 늘어날것으로 내다봤다. 정보통신도 재도약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은 세계 IT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의 IT경기가 되살아나면서 2003년세계IT시장 규모가 2002년 대비 9%정도 커질 것으로 추정했다. IT하드웨어 업그레이드와 PDA(개인정보단말기) 등의 포스트PC 제품들의 실용화.표준화가 이뤄지면서 월드컵으로 더욱 인지도가 높아진 국내IT제품들의 수요가 크게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 환율.금리 급변 막아야 = 연구원은 이처럼 주요제조업의 가격경쟁력 약화가 예상됨에 따라 내년 경제운영의 초점은 경쟁력약화요인을 최소화하는데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의 급등락과 대폭적인 금리인상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신제품개발, 원가절감, 세계틈새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유병규 미시경제실장은 "전통주력산업의 침체는 관련 중소부품산업의 위축으로이어져 국내산업기반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면서 "안정적인 환율.금리정책과 함께생산성제고 노력, 원활한 투자를 위한 제도적뒷받침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