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9년부터 한.칠레간에 끌어왔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상당폭 진전된 가운데 이번 주말께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18일부터 제네바에서 시작될 제6차 한.칠레 FTA협상을 이틀 앞둔 16일오전 청와대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지난주 열린 한.칠레 국장급 실무회의에서 제시된 최종 절충안에 대한 우리측 입장을 정리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 우리가 양보할 수 있는 최종안을 마련, 큰 틀을깨뜨리지 말자는 입장이 정리됐다"면서 "이번 협상이 불발될 경우 미국과의 FTA협상을 진행중인 칠레측 일정을 감안할 때 연내 타결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농산물 예외품목 확대문제 등에 대해 추가로 논의할 사항이 지적됐다"면서 "이 부분에 대한 협상이 원만히 진행되면 6차 협상이 끝나는 20일께 가서명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은 그동안 공식.비공식 접촉을 통해 칠레측이 한국측 수입품목인 사과와 배를 관세자유화 예외품목으로 인정하되 우리나라도 칠레측 수입품목인 냉장고.세탁기를 관세자유화 품목에서 제외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측이 칠레에 수출하는 품목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 1억달러가 넘는실적을 보인 자동차에 대해서는 일부 농산물에 대한 칠레측의 추가요구를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발효 즉시 무관세화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칠레산 국내 수입품목 가운데 절대비중을 차지하는 전기동(銅)의 경우 우리측이 제시한 단계적인 무관세화 시한을 당초 요구안인 10년에서 7년으로 낮추는것으로 칠레측에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칠레산 포도에 대해서는 우리가 포도를 생산하지 않는 계절(11-4월)에만 관세를 낮추는 계절관세를 부과하되 매년 점진적으로 관세를 낮춰 10년 안에 계절관세를 없애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복숭아 등 일부 과실류에 대해 10년 안에 관세를 철폐하고 쇠고기, 닭고기등에 대해 매년 일정 물량을 저관세로 수입해 달라는 칠레측의 요청에 대해서는 아직 막판 절충이 남아있는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칠레산 사과와 배를 예외로 하는 대신 칠레의 요구대로 한국산냉장고와 세탁기를 예외로 하는 쪽으로 기울어진 상황"이라며 "우리측 공산품 상당수도 상품에 따라 5년, 7년, 10년, 1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무세화하는 방안이 나오고 있다"고 협상 분위기를 전했다. 양국간 FTA 협상은 99년 9월 뉴질랜드 정상회의에서 협상개시가 선언된 뒤 재작년 12월까지 4차례의 공식협상에 이어 올 9월에 5차 협상이 이뤄졌다. prince@yna.co.kr (서울=연합뉴스) 정준영.류지복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