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등장한 붉은 티셔츠와 태극기 패션 등으로 대변되는 'R세대'와 기존 '386세대', 'N세대'의 차이는 무엇일까. 현대경제연구원은 30일 'R세대의 등장과 국가.기업의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들의 차이점을 진단하고 월드컵을 계기로 가상공간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일들을 공개된 광장으로 끌어낸 R세대를 겨냥, 국가와 기업전략을 새로 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R세대는 붉은 악마와 붉은 물결을 상징하는 레드 신드롬의 주인공이며 크게 자발적 공동체(Self-Motivated Community), 열정적 에너지(DynamicEnergy), 개방적 세계관(Open Mind) 등 3가지 특징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들은 인터넷으로 네트워크화하고 최첨단 멀티미디어인 대형전광판을 중심으로 개방된 광장에 모여 집단적이지만 다양한 개성을 존중하는 공동체 의식을 보여준다. 이 점에서 R세대는 강한 민족적 성향과 집단 의식을 강조하고 민주화 투쟁을 경험하면서 지나치게 엄숙하고 형식적인 태도를 보여준 386세대와, 가상공간에 매몰되면서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나타내고 국가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하면서 월드컵을 '재미있는 놀이' 정도로만 생각하는 N세대와도 큰 차이가 있다. R세대는 또 히딩크에 보여준 열광과 서포터즈(외국 응원단)의 활동에서 보듯 개방된 애국주의를 나타내며 월드컵을 386세대와 N세대가 일과 놀이로 보는 개념을 한차원 승화시켜 일과 놀이가 결합된 축제로 승화시킬 수 있는 창조적 역량을 갖고 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박태일 연구위원은 "국가는 과거처럼 동원하거나 개입하기보다 국가적 행사나 국민적 이슈의 명분 제공을 통해 R세대의 관심과 참여를 자생적으로 발생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거리 응원이 국민축제로 승화돼 온 나라를 하나로 묶어준 것은시청 광장이나 거리에 축제의 장을 마련해 주고 국가는 언론을 통한 캠페인, 질서유지 등 최소한의 역할만을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국가적으로는 자발적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하는 한편 잠재력을 분출할 수 있는 장과 R세대를 국가브랜드로 승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기업차원에서 열정적인 기업문화 완성을 위해 R세대의 가치를 발굴,조직내에 전파하고, 발굴된 가치실천을 유도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한편 R형 기업문화 조성을 위한 평가와 보상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기자 jaeho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