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차 제품은 저리 가라,20년.30년된 노장(老將)이 여기 나가신다" 빙과시장의 인기 상품들을 들여다 보면 요즘 유행하는 "우리 연변에선~" 유머 한 자락이 절로 나올 듯 하다. "우리 연변에선 5년 6년된 빙과는 축에도 끼지 못합네다.그저 10년은 돼야 '이제 한 몫 하겠구나'합네다"하는... 10년 이상,20~30년째 업체의 간판 스타로 자리잡으며 매출을 든든히 받쳐주고 있는 장수.효자상품들을 알아본다. 롯데제과 "월드콘"=월드콘은 여름은 물론 비수기에도 꾸준히 판매되는 제품이다. 지난 1986년 처음 이 제품을 내놓으면서 롯데는 기존 콘 제품과 철저히 차별화,크기 가격 등에서 파격적인 전략을 취했다. 이런 접근법이 맞아떨어져 월드콘은 1988년 아이스 콘(cone) 부문에서 수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1996년엔 빙과시장 전체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이후 5년간 계속 그 위치를 지켜왔다. 롯데제과 측은 월드콘의 이런 꾸준한 인기에 대해 "브랜드 파워 뿐 아니라 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품질 관리와 개선 노력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포장이나 맛은 기본 설계를 따르지만 끊임없이 변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급화를 위해 노력해왔다는 것이다. 광고도 일관성있게 전개하고 있다. 회사 측은 "각종 대형 경기가 있을 때마다 경기장 등에서 촬영하며 생동감 넘치는 군중의 환호를 담아 박진감있게 광고를 연출하고 있다"면서 "오늘의 월드콘 이미지를 만드는 데 광고가 큰 몫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월드콘은 지난 1998년 이후 4년 연속 연간 3백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외환위기를 맞은 97년에도 2백9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데다 날씨도 불규칙적이었던 98,99년에도 각각 3백40억원,3백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금은 매년 2위와 큰 차이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매출은 3백5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월드콘에 딸기와 커피맛을 추가해 기존 바닐라 피스타치오와 함께 모두 4종으로 품종을 늘렸다. 올해는 포장 디자인도 산뜻하게 바꿔 새로운 변신을 꾀했다. 해태제과 "부라보콘"="부라보콘"은 지난 1970년 첫 선을 보인 뒤로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는 장수 제품이다. 회사측 설명에 따르면 이 제품은 지난 32년간 총 32억개가 팔려나갔다. 이를 길이로 환산해 연결하면 총 53만9천km.이것은 경부고속도로를 6백30여 차례 왕복하고 지구 주위를 13.5 바퀴나 돌 수 있는 길이다. 부라보콘은 지난 1970년대 후반엔 전체 아이스크림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비중을 보였다. 이후로도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고 2000년엔 한국능률협회가 실시한 "한국 산업의 브랜드 파워" 조사에서 빙과부문 1위 브랜드로 꼽히기도 했다. 지난 70년 이후 32년간 누적 판매금액은 5천5백억원에 달한다. 회사 측은 부라보콘이 30년 이상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제품의 일관성은 유지하면서도 소비자들의 기호와 성향 변화에 따라 맛과 포장 디자인을 계속 바꾸고 적절한 광고와 마케팅을 펼쳤다"는 점을 들었다. 부라보콘의 성공 스토리에는 광고도 빠뜨릴 수 없다. 7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광고캠페인을 펼쳐 왔으며 "12시에 만나요 부라보콘,둘이서 만나요 부라보콘..." 하는 CM송이 크게 히트해 소비자들에게 친근한 인상을 심었다는 점이다. 해태제과는 최근 이 제품의 품질 고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01년에는 바닐라 딸기 초코맛 등 기존 제품의 수준을 크게 높이는 한편 피스타치오 맛을 새로 내놨고 올 4월에는 피칸 맛을 시판했다. 피스타치오 맛은 특히 중고생들에게 인기가 높아 이미 바닐라 맛 매출에 근접하고 있다. 빙그레 "더위사냥"=더위사냥은 지난 2001년 3백43억원의 매출을 올려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부문 매출 1위,펜슬 바(비닐 튜브속에 들어있는,연필처럼 둥글고 길쭉한 형태의 빙과) 전체시장 1위,아이스크림(유지방 함유 제품)을 제외한 빙과시장 종합 1위 등 여러가지 기록을 거둔 상품이다. 빙그레가 이 제품을 처음 내놓은 것은 지난 1989년.이후 매년 큰 폭으로 매출이 늘어 90년대 중반에 시장 선두권으로 떠올랐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수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은 고급 원료를 사용해 품질이 뛰어나고 "먹는 재미"도 있다는 점을 이 제품의 강점으로 꼽았다. 이 제품은 네슬레사의 커피를 원료로 사용했다. 살짝 녹이면 냉커피 마시는 기분을 낼 수 있다. 또 가운데를 중심으로 좌우가 살짝 비틀어진 독특한 형태여서 반으로 자르면 친구나 연인과 나눠 먹기도 좋다. 더위사냥의 성공에는 광고도 한 몫 했다. 사막을 배경으로 제품을 보여주면서 숨 막히는 무더위도 이 제품이면 한 방에 날려보낼 수 있을 것 처럼 표현한다. 제갭資?징글(jinggle:중점을 두는 단어에 운율을 부과해 소비자에게 강한 인식을 심어주는 광고기법)방식으로 강조해 소비자에게 제품명을 각인시키는 전략도 폈다. 빙그레는 올해도 "더위사냥"으로 펜슬 바 시장에서 1위를 지킨다는 목표 아래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올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약 20% 늘어난 4백억원이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