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신용카드사들이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리고 있다. 장부상 흑자폭을 줄여 세금부담을 덜고 향후 경기침체 장기화로 연체가 늘어날 가능성에도 대비하기 위한 이중포석이다. 1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01년 3.4분기 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국내 7개 신용카드사들은 지난 3.4분기동안 총 4천7백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3천6백70억원)보다 30% 증가한 규모다. 업체별로는 LG카드가 1천5백6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카드 1천3백61억원,국민카드 1천1백90억원 등 1천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낸 회사만도 3개사에 달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이같은 순이익 규모도 신용카드사들이 대손충당금을 기준이상으로 높게 쌓는 방법으로 1조원 이상 줄여 계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용카드사들은 정부가 요구하는 충당금 최저 적립액인 9천5백98억원(적립비율 1백%)보다 1조2천5백53억원이나 많은 2조2천1백51억원(2백30.8%)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업체별로는 삼성카드가 6백95.7%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고 LG카드도 5백49.1%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BC와 국민 현대 동양 외환카드등도 1백%~1백60%대의 충당금을 쌓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카드사들이 향후 연체에 대비하고 연말 법인세를 줄이기 위해 대규모로 충당금을 쌓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부터 9월까지의 신용카드 사용실적은 총 3백31조4천5백9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백12%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