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의 상징인 현대의 금강산 사업이 ''중도포기''위기에 놓였다.

현대아산은 29일 북한에 매달 1천2백만달러씩 지급키로 했던 관광사업 대가를 이달부터 6백만달러로 줄이기로 했다.

현대는 6백만달러를 30일 송금한다.

현대의 이번 결정은 북한측의 사전 동의를 받은 것이 아니어서 북측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금강산사업은 물론 남북경협 전체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현대는 지급액을 이같이 축소하면 금강산 사업을 계속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북한측이 이를 거부할 경우 금강산 관광사업은 2년여만에 존폐위기에 놓이게 된다.

북측의 반응 못지않게 우리 정부도 남북경협의 선도사업인 금강산관광이 중도포기될 경우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대가 요구하고 있는 금강산 해상호텔 카지노장 및 관광선내 면세점 설치 등을 받아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 입장=금강산 사업의 수익구조가 취약한데다 북한측이 당초 약속한 관광지역 확대 등을 지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관광사업 대가를 약속한 대로 지급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현대는 북한측이 이번 결정을 받아들일 경우 매달 들어오는 관광료와 매점 수입 등으로 지급금을 충당할 수 있다며 금강산 사업을 계속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북한측이 이를 그대로 수용할 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김윤규 사장이 지난 18일 방북,파트너인 아·태평화위원회 고위관계자와 만나 관광사업 대가의 절반 축소 및 오는 2005년3월까지로 정해진 지급시기의 단축 등을 요청했으나 확답을 얻지 못했던 것도 전망을 흐리게 하는 대목이다.

◇금강산사업 무엇이 문제인가=현대가 북한측에 매달 1천2백만달러씩 주고 있는 ''관광사업 대가''가 관광사업수입에 비해 너무 과다한 것이 결정적인 문제점이다.

현대아산은 지난해말까지 모두 3억4천2백만달러를 지급했다.

더욱이 지급시한이 오는 2005년3월까지로 돼있어 앞으로 모두 6억1천2백만달러를 북측에 추가로 줘야 한다.

현대아산은 여기에 장전항 부두,온천장,공연장 등 금강산 부대시설 건설에 지난해말까지 1억2천5백88만달러를 썼다.

반면 현대아산의 수입은 현대상선으로부터 입국수수료 명목으로 관광객 1인당 2백달러씩 받는 것이 거의 전부다.

온정각(식당) 온천장 매점 공연장 등의 부대수입과 현대상선으로부터 받는 부두사용료도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현대는 북한에 관광사업 대가를 지급하기 위해 현대아산의 자본금을 허물고 있다.

현대아산은 4천5백억원의 자본금중 4천2백억원 이상을 ''까먹은''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상선도 용선료 지급 등의 지출부담으로 현재 금강산 관광사업에서만 연간 6백억~7백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정부 입장=정부는 카지노장 설치 필요성에 대해서는 수긍하면서도 내국인 출입이 안되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사업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무부인 통일부는 대안으로 금강산 관광선내 면세점 설치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대도 당장 추가 수입원 확보가 급한 상황이어서 이 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면세점 설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어서 카지노장 설치문제는 정부와 현대간에 계속 줄다리기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