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사는 지난달 12월 만기인 D/A(서류인도조건) 수출환어음을 거래은행측에 매입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를 거절당해 5년 장기거래선을 놓칠 위기에 처해 있다.

은행들의 D/A한도 축소 내지는 폐지로 종합상사들이 자금운용과 수출업무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국내은행들이 연말 금융구조조정을 앞두고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 비율을 맞추기 위해 D/A환어음 네고를 꺼리기 때문이다.

H사의 경우 97년 말 7억달러였던 D/A 한도가 현재 1억2천만달러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D사도 워크아웃 이후 한빛은행이 본.지사간 D/A한도를 아예 인정하지 않고 있어 네고하지 못한 대기금액이 5백만달러가 넘고 있다.

H사는 은행이 수출환어음 매입 후 입금 지연시 연리 18∼19%의 과중한 연체금리를 적용,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자동차와 전자업체들은 이미 현지 딜러망이 구축된 상황에서 결제조건을 갑자기 신용장(L/C) 방식으로 변경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현지 바이어들의 이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무역협회는 수출보험에 가입돼 BIS비율 산정시 위험도가 10%만 반영되는 바이어와의 D/A 거래도 은행에서 무차별적으로 네고를 거절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D/A 한도 뿐만 아니라 신용장 여신한도도 축소되고 있다.

특히 유가폭등으로 인해 원자재 수입액도 증가하고 있으나 수입신용장 개설한도가 축소되면서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확보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원유나 나프타처럼 수출에 필요한 전략물자의 경우 한도 축소대상에서 제외시키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협은 은행들의 이러한 몸사리기가 결국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국가경제에 막대한 지장을 주게 되는 만큼 은행연합회 등을 통해 개선을 요구키로 했다.

무협 관계자는 "매출채권에 대한 신용등급을 전혀 따지지 않고 획일적으로 위험자산으로 분류하는 금융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