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가 정유회사에서 물류 상품중개 소비자정보 및 상품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마케팅 컴퍼니''로 변신한다.

국내 대기업 제조업체 중에서 마케팅 컴퍼니를 변신전략 비전으로 공식화하기는 SK(주)가 처음이다.

SK(주)는 최근 주요주주들에게 보낸 IR(투자자홍보)서신에서 오는 2003년까지 "고객과 기업에 대한 방대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에게 필요할 만한 상품을 소싱(조달)하여 판매함으로써 시장을 리드해 나가는 마케팅 컴퍼니로 변신 및 성장하는 전략을 수립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2001년과 2002년에는 고객 데이터를 수집 관리하여 기업들에게 맞춤정보를 제공, 고객들에 대한 마케팅에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인포미디어리(정보중개)업체''로 변신하는 중간단계를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케팅 컴퍼니는 데이터베이스 마케팅(DBM)기법을 활용,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여 고객이 원하는 상품이 무엇인지를 파악한뒤 이들에게 자체 생산품이나 다른 기업의 생산품을 공급해주는 업체를 말한다.

고객의 잠재적 욕구를 미리 파악해 신상품을 개발하도록 제조업체에 요구하는등 시장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시장질서를 만들어감으로써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정만원 고객사업개발본부장은 "이미 신세계 크라운베이커리 등이 SK 의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을 활용하려는 목적으로 제휴를 맺었다"며 "2003년쯤에는 DBM분야 매출이 기존의 석유와 석유화학부문을 능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84년부터 16년동안 고객들의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해 고객 자신보다 더 고객을 잘 알고 있다는 평을 듣는 프랑스의 데이터베이스 마케팅회사 콘소데이터가 모델"이라며 "세븐일레븐의 경우도 직영점포는 하나도 없이 매장의 매출정보를 파악해 가맹점들의 마케팅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마케팅 컴퍼니"라고 설명했다.

SK(주)측은 마케팅 컴퍼니가 되는데 필요한 풍부한 고객데이터베이스와 강력한 브랜드, 뛰어난 마케팅 능력을 갖추고 있어 이를 비전으로 설정했다고 주장했다.

SK(주)는 엔크린 보너스카드 회원 7백만명, 011 및 017회원 1천4백만명 등을 OK캐쉬백서비스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신세계 켄터키프라이드치킨 크라운베이커러 종로서적 외환은행 등과도 제휴해 이들 고객에 대한 정보도 수집하고 있다.

이들 회원이 현재 3만여개에 달하는 전국의 가맹점포(올연말 10만개 목표)를 이용한 실적을 분석, 취향을 파악해 마케팅에 활용하게 된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