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이학영 특파원 ]

한국경제는 동남아 못지 않게 구조적인 중병을 앓고 있으며 이에따라
한국은행의 필사적인 외환시장 개입에도 불구, 원화 환율을 현수준에서
안정시킨다는 정부 방침이 실현될지는 회의적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일
보도했다.

저널지는 동남아 국가들이 국제 환투기꾼들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갑작스런
통화위기를 맞은 것과 달리 한국은 <>주요 산업별 과잉 투자 <>은행 부실화
<>주식시장 침체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오래전부터 위기가 잉태돼 왔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이 신문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통화선물시장에서 1년간 원화를 보유하는
대가로 31%의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등 향후 원화의 절하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저널지는 지난 8월 이후에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에 투자한 1백50억달러
규모의 주식 가운데 20억달러 어치를 매도, 한국 자본시장에서 철수하면서
한국내 달러 환전 수요가 갑자기 높아진 것이 환율 위기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한국의 대기업들은 달러 가치가 치솟음에 따라 외국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외환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어 원화 약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