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우리기업들이 맹렬한 기세로 수출을 늘려가던 동유럽과 중동,
중남미 등 신시장에 대한 수출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2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80년대 후반 새롭게 열린 러시아 등 동유럽
시장에 우리나라의 수출은 지난 92년 4억7천만달러, 93년 11억6천만달러,
94년 15억5천만달러, 95년 27억3천만달러 등으로 매년 수직 상승을 거듭
했으며 지난해는 41억4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51%나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들어서는 8월말 현재까지 수출이 24억8천만달러에 그쳐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1%가 줄어 5년만에 첫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히 대동유럽 수출액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러시아의 경우 올해 수출
실적은 10억7천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23%나 감소했다.

이같이 대동유럽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현지 국가들의 경기침체와
함께 수입규제가 강화된 점이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체코와 슬로바키아 등은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수입가격의
최고 20%에 달하는 수입과징금제와 수입예치금제 등을 도입, 우리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무협은 설명했다.

한편 중동시장으로의 수출도 지난 89년 이후 계속 증가세를 유지해 오면서
95년 48억8천만달러, 96년 57억2천만달러 등으로 각각 26%, 17%의 신장률을
유지했으나 올해 1~8월에는 32억3천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수출이 13%
감소했다.

대중남미 수출 역시 93년 이후 매년 두자리수의 수출증가세를 이어오면서
지난해는 수출액이 89억6천만달러에 달했으나 올해들어서는 8월말 현재
수출이 54억8천만달러로 0.5% 감소, 브레이크가 걸렸다.

무협은 "이들 신흥시장으로의 수출이 최근 수년간 호조를 보임에 따라
대선진국 수출부진을 상당부분 만회할 수 있었으나 이들 지역으로의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면 전체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 이익원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