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시장금리가 연11%대로 하락하는 등 자금시장이 눈에 띄게 안정기미를
보이면서 금융대란설에 대한 위기감이 서서히 가시고 있다.

물론 최근의 금리 하락과 유동성 잉여 상황은 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대출
기피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는 주장이 상존하는건 사실이다.

이들은 경기침체로 인해 기업들의 자금수요도 없는 편이고 기업에 대한
종금사 여신도 다시 살아나고 있어 이런 추세는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대란에 대한 위기감이 가시고 있다는 첫번째 근거는 시장금리의 빠른
하락세이다.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지난 28일 연11%대로 접어든뒤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루짜리 콜금리도 연11%대에 머물고 있다.

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도 자금잉여상태를 보이면서 시장금리는 빠르게 하락
하고 있으며 증시도 회복세가 완연한 편이다.

두번째 근거는 1, 2금융권의 여신 확대와 기업들의 자금수요 둔화 움직임
이다.

이달들어 지난 27일까지 은행들의 상업어음 할인은 1조1천7백9억원이나
늘었다.

지난달 1조6천9백23억원 감소, 금융대란설의 촉매역할을 했던 종금사의
어음할인(기업어음할인+중개어음)도 이달들어선 5천3백43억원 증가했다.

"설비투자 둔화 등으로 기본적인 자금수요가 둔화된데다 자금시장에 대한
우려감으로 1.4분기중 CP(기업어음) 발행 등을 통해 이미 자금을 확보한데
따른 것"(박철 한은 자금부장)이라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물론 현재의 금리 하락세만을 근거로 금융대란 위기가 완전히 가셨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한계기업들의 돈구하기는 여전히 어렵고 은행과 종금사의 대출창구가
완전히 해빙됐다고 단언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중유동성 풍부-기업자금수요 둔화-시장금리 하락"은 분명 자금
시장이 선순환 기조에 들어섰다고 보기에 충분하다는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