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당국은 현재의 금리상승세를 신탁제도개편과 은행들의 대출세일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신탁제도개편으로 신탁증가세가 주춤해짐에따라 신탁에서 투신사와
투금사로 공급되던 돈이 감소, 제2금융기관이 자금부족을 겪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투금사들은 기업들로 하여금 은행당좌대출을 일으켜 예금을
권유하게 됐고 이는 곧 콜금리와 당좌대출금리의 연속상승을 초래했다는
논리다.

또 채권의 주요매수세력이었던 은행신탁과 투신사등의 회사채매입여력이
줄어 회사채유통수익률도 완만하나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은행들이 대출세일에 대거 나서고 있는데다 수출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은행들로부터 대출을 일으키고 있어 자금부족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신탁제도가 개편된 지난 1일부터 23일까지 은행신탁은 전년동기증가액
(2조5천2백59억원)의 43%수준인 1조7백82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저축성예금은 4조5천3백14억원이나 증가, 전년동기(1조6천1백90억원)
의 3배가까이 달하고 있다.

지난달 1조7천9백72억원 증가했던 당좌대출잔액도 이달들어 지난 25일까지
4천1백억원 늘었다.

민간신용도 3조1백21억원 증가했다.

한은은 그러나 현재의 상황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하고 있다.

"은행과 투금사간 자금뺐기 싸움으로 콜금리와 당좌대출금리가 상승하고
있을뿐 시장금리의 지표인 회사채유통수익률이 연11%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어서"(박재환 금융시장실장)다.

따라서 한은은 통화긴축을 하지도 않으며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아울러 금리상승세는 다음달초를 고비로 한풀 꺾여 상당기간
회사채수익률기준 연11% 초반에서 횡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