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 직원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 직원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쌍용차가 예비실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을 시작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는 인수 후보자에게 입찰안내서를 보내고 내달 15일까지 인수제안서를 접수한다. 인수제안서에 담긴 인수 금액과 사업계획을 토대로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쌍용차 인수 의향을 밝힌 업체는 SM그룹과 에디슨모터스를 비롯한 11개의 국내외 업체가 있다. 이중 일부 업체가 지난 27일까지 예비실사를 실시했다. 이들 업체의 눈치 싸움을 고려하면 인수제안서 접수는 마감 당일 몰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서는 자금 동원력 등을 고려해 SM그룹과 에디슨모터스의 2파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38위인 SM그룹은 1조원대의 쌍용차 인수자금을 내부 자금만으로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우오현 회장은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무리하게 외부에서 차입하기보다는 자체 보유자금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기버스 업체인 에디슨모터스는 자금 마련을 위해 사모펀드 KCGI·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손을 잡았다. 나머지 인수 후보들의 자금 확보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당초 유력 후보자였던 HAAH오토모티브의 새 법인 카디널 원 모터스는 최근 주요 경영진이 입국해 쌍용차와 미팅을 가질 정도로 인수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충분한 투자자를 확보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카디널 원 모터스가 쌍용차의 북미 판매망을 맡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

4년 안에 5개 전기차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쌍용차의 계획은 새 주인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용원 쌍용차 법정관리인은 최근 주요 부품 협력사 간담회에서 4년간 5개 전기차를 선보인다는 신차 개발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도 10월 유럽 출시를 목표로 양산 중이다. 기존 평택공장 부지도 평택시에 매각하고 새 부지에 친환경차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다만 향후 사업 계획은 새 주인의 자금력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크다. 쌍용차는 지난 6월에도 내년 출시 예정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J100'(프로젝트명)의 부품 개발비 1800억원 중 30%인 600억원을 협력업체에 사전 지급하지 못해 "6개월에 나눠서 100억원씩 지급하겠다"며 협조를 읍소한 바 있다.

업계는 신차 1대당 개발비를 최소 3000억원으로 잡아도 최소 1조5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약 3900억원의 공익 채권과 향후 운영비 등도 필요한 만큼 새 인수자가 신차 개발에 의지를 갖고 투자해야 가능하다는 것.

현재 인수 후보 대부분이 전기차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일부 후보의 경우 쌍용차 부지 개발 이익 등 '잿밥'에 더 관심이 많다는 의구심도 제기한다.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 가치는 주거용지 등으로 용도변경이 이뤄질 경우 1조5000억원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