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는 신형 G80 쇼룸을 방문해 큐레이터에게 설명을 받는 가상현실(VR)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제네시스 홈페이지 갈무리
제네시스는 신형 G80 쇼룸을 방문해 큐레이터에게 설명을 받는 가상현실(VR)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제네시스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외 완성차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피해 온라인에서 신차공개를 하고 있다. 첫 시도인 탓에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온라인 신차공개 바람은 확산될 전망이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신차 출시를 알리려는 완성차 업체들의 다양한 도전이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탓에 세계적인 모터쇼부터 국가별 신차발표회까지 사람이 대거 모이는 행사를 개최할 수 없어진 탓이다.

통상 완성차 업체들은 모터쇼에서 그해 선보일 신차를 미리 공개하고 추후 국가별로 출시행사를 열어 언론매체에 소개한다. 신차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각 매체들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모터쇼가 대거 취소됐고 국가별로 신차 출시행사를 열기도 여의치 않아졌다. 신차를 선보일 무대가 사라진 셈이다.

5월 말 열릴 예정이던 2020 부산국제모터쇼는 최근 공식 취소됐다. 3월로 예정됐던 제네바모터쇼와 벤쿠버모터쇼는 개최 직전에 취소됐고 6월로 조정된 디트로이트 모터쇼와 10월 파리모터쇼도 취소됐다. 4월 열릴 예정이던 뉴욕오토쇼와 베이징모터쇼는 각각 8월과 10월로 연기됐지만, 개최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현대차는 개발 담당 연구원들이 신형 아반떼를 소개하는 '올 뉴 아반떼 디지털 언박싱'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현대차 영상 갈무리
현대차는 개발 담당 연구원들이 신형 아반떼를 소개하는 '올 뉴 아반떼 디지털 언박싱'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현대차 영상 갈무리
이에 완성차 업계는 소비자에게 직접 정보를 전달하는 온라인 신차공개를 선택했다. 제네바 모터쇼에서 신차를 소개할 예정이던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은 온라인 생중계로 신차와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벤츠의 E클래스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BMW의 i4 콘셉트카, 폭스바겐의 신형 골프 GTI 등이 온라인 영상으로 소개됐다.

익숙하지 않은 시도에 시행착오도 있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준중형 세단 ‘아반떼’ 완전변경 모델을 세계 최초로 선보이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세계 주요 지역에 라이브 스트리밍 형식으로 중계했다. 그러나 국내 접속자가 폭증하며 영상이 초 단위로 끊기는 탓에 시청자들은 아반떼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현대차가 흥행으로 곤란을 겪었다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T6를 출시한 캐딜락코리아는 생방송 흥행 실패를 겪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서영득 캐딜락코리아 대표이사 등 관계자를 비롯해 가수 김진표씨까지 등장하며 신차 소개에 열을 올렸지만 유튜브 시청자 수는 100명대에 그쳤다. 시청자들과의 소통에 있어서도 댓글을 확인하지 않는 등 미숙한 부분을 보였다.
폭스바겐은 가상현실에서 '버추얼 모터쇼' 를 개최했다. 사진=폭스바겐 버추얼 모터쇼 갈무리
폭스바겐은 가상현실에서 '버추얼 모터쇼' 를 개최했다. 사진=폭스바겐 버추얼 모터쇼 갈무리
완성차 업계는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신차공개를 지속하고 있다. 모터쇼가 대부분 취소됐고 북미와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심화되는 만큼 당분간 언택트(비대면) 마케팅이 불가피해진 탓이다. 현대차는 지난 7일 개발 담당 연구원들이 아반떼를 소개하는 '올 뉴 아반떼 디지털 언박싱'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소비자들에게 단순 영상 시청을 넘어선 경험을 주기 위한 시도도 이뤄진다. 폭스바겐은 새로운 모델들을 가상 현실로 체험할 수 있는 '버추얼 모터쇼'를 자체적으로 개최했다. 소비자가 모터쇼 현장을 돌아보며 차를 구경하는 기분을 낼 수 있다. 아우디는 잉골슈타트 공장 생산과정을 온라인으로 관람할 수 있는 '아우디스트림 투어 익스피리언스'를 오픈했다.

기아차는 고객체험 앱(응용프로그램) '기아 플레이 AR'을 선보였다. 스마트폰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들이 4세대 쏘렌토를 경험하도록 제작된 앱이다. 제네시스는 신형 G80을 위한 가상현실(VR) 전시관을 열었다. 쇼룸을 방문해 큐레이터에게 설명을 받는 VR 영상을 제공한다. 소비자가 원하는대로 영상 방향을 바꾸며 차를 관람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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