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중견 3사가 1월 공격적인 판촉 활동에 나섰다. 사진=쌍용자동차
완성차 중견 3사가 1월 공격적인 판촉 활동에 나섰다. 사진=쌍용자동차
중견 완성차 쌍용차, 르노삼성, 한국지엠(GM) 3사가 새해 차량 가격을 더 낮추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인하 일몰로 높아진 개별소비세를 대신 내주는가 하면 차량 가격을 10% 깎고 무이자 할부를 지원하기도 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가 개소세 인상분 만큼 이달 차량 가격을 깎아 높아진 개소세를 대신 내주는 효과를 제공한다. 쌍용차는 개소세 인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차량 가격을 1.5% 인하하고 선착순 2020명에게 최대 7% 할인 혜택을 준다. 렉스턴 스포츠&칸을 구매하는 사업자에게는 자동차세 10년분에 해당하는 할인을 추가로 지원한다.

한국GM 쉐보레는 선수금 없는 무이자 할부를 선보인다. 지난해 생산된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은 초기 비용부담 없이 최대 60개월 무이자 할부로 차량을 구입할 수 있다. 무이자 할부를 원하지 않는 고객에게는 차종에 따라 8~10% 할인을 제공한다. 르노삼성 역시 SM6, QM6 등 일부 모델 구매 고객에게 최대 330만원 혜택을 준다.

중견 3사의 할인 행보는 개소세 인하 일몰에 따른 판매 절벽을 우려한 조치다. 자동차 개소세 인하가 일몰되며 올해 자동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5%의 개소세를 부담해야 한다.

지난해 3.5%로 인하됐던 개소세가 올해 5%로 환원되면서 소비자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은 차량 가격 2000만원 기준으로 43만원, 3000만원 기준으로는 65만원 수준이다. 개소세가 상승하며 교육세 등 다른 세금도 따라 오른 영향이다.
개소세 인하 일몰에 따른 판매절벽을 우려한 완성차 중견 3사가 판촉을 강화했다. 사진=르노삼성자동차
개소세 인하 일몰에 따른 판매절벽을 우려한 완성차 중견 3사가 판촉을 강화했다.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인하됐던 세금이 정상으로 돌아간 것이지만, 소비자는 세금이 올랐다고 느끼게 된다. 2018년 7월부터 개소세 인하가 유지되며 '정상가'로 굳어졌던 탓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개소세 환원이 차량 판매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전에도 같은 현상이 반복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5%인 자동차 개소세를 3.5%로 인하했하다 정상으로 환원한 일이 두 번 있었다. 정부는 2015년 9월부터 12월까지 인하 혜택을 주고 2016년 1월 환원했던 적과 그해 2월 3일 개소세를 다시 인하했다가 7월 종료한 바 있다.

개소세 인하가 일몰된 2016년 1월 완성차 5사 판매실적은 전월 대비 39.3% 감소했다. 40% 가까운 판매절벽에 놀란 정부가 개소세 인하를 연장했지만, 제도가 일몰된 7월 판매량은 재차 전월 대비 24.8% 감소했다.
한국GM은 모델에 따라 최대 10% 할인이나 60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한다. 사진=한국GM
한국GM은 모델에 따라 최대 10% 할인이나 60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한다. 사진=한국GM
자동차 업계는 같은 현상이 재발할 경우 중견 3사가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6년만 하더라도 중견 3사는 내수 시장의 27% 가량을 차지하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경차의 인기가 제법 높았고 국내 시장에 갓 등장한 QM3, 티볼리 등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았던 덕분이다. 중대형 자동차 시장에서도 SM6, 말리부 등 중견 3사의 대표 모델들이 한 자리를 차지했다.

과거에 비해 현재 상황은 매우 나빠졌다. 어제의 저점이 오늘의 고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70%대에 머물던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2018년 81.1%로 80%를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82.3%로 더 높아졌다. 지난해 완성차 5사가 내수 시장에 153만대를 팔았는데, 126만대는 현대차와 기아차였던 셈이다. 2016년과 같은 판매절벽이 발생할 경우 피해는 중견 3사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모델 노후화와 제한된 라인업, 현대기아차의 신차 출시 등으로 중견 3사의 입지가 매우 좁아진 상태"라며 "판매절벽이 재현되면 장기간 수익이 악화된 중견 3사에게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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