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산공관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사진=강은구 기자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산공관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사진=강은구 기자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직을 내려놓는다. 이 대사는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다.

외교부는 29일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이종섭 대사 본인의 강력한 사의 표명에 따라 임명권자인 대통령에 보고해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사를 대리하는 김재훈 변호사는 기자들에게 공지를 보내 "이 대사가 오늘 외교부 장관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저는 그동안 공수처에 빨리 조사해 달라고 계속 요구해왔지만, 공수처는 아직도 수사기일을 잡지 않고 있다"며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가 끝나도 서울에 남아 모든 절차에 끝까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 변호사가 전했다.

이 대사와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지 25일 만에 물러나면서 핵심 우방국인 호주 주재 한국 대사는 또다시 공석이 됐다. 이 대사는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이첩한 채상병 사건 관련 기록을 회수하도록 지시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로 작년 9월 더불어민주당 등에 의해 고발됐다.

공수처는 이 대사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같은 해 12월 출국금지 조치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이달 8일 당사자의 이의 신청을 받아들여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이 대사는 이달 10일 호주에 부임했으나 '수사 회피'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21일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회의 참석을 이유로 귀국해 국내에 머물고 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