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무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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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창업자 조만호 이사회 의장(사진)이 대표이사직 사퇴 3년 만에 복귀한다. 조 대표는 2021년 무신사의 이른바 '남혐(남성 혐오) 논란'에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쉬인 등 중국 쇼핑 애플리케이션(앱) 공세가 거세지자 다시 경영 일선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신사는 29일 이사회를 열어 조 의장을 대표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조 의장이 대표이사로 복귀하면서 무신사는 한문일 대표와 박준모 29CM 대표 등 3자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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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표는 2021년 초 무신사가 여성 고객에게만 할인쿠폰을 지급한 점, 이벤트 홍보 이미지에 등장한 집게손가락 모양 등으로 남혐 논란이 일자 같은해 6월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이후 이사회 의장을 맡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중장기 전략 수립에 집중했으나 이번에 전격 복귀했다.

조 대표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인 2001년 무신사의 전신인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란 이름의 커뮤니티를 개설해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으로 키워낸 인물. 커뮤니티에 이어 길거리 패션과 유행 스타일을 소개하는 '무신사 매거진'을 발행한 뒤 2009년 커머스 기능까지 도입해 현재의 무신사를 만들었다.

조 대표는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총괄 대표를 맡아 책임 경영에 나서기로 했다. 한 대표는 브랜드·글로벌·마케팅 사업 대표로 관련 사업에 집중하고 박 대표는 플랫폼 사업 대표로 무신사와 29CM를 관장한다.

무신사 관계자는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문성과 실행 속도를 강화하기 위해 사업 영역을 구분해 운영하는 구조 변화를 시도했다"며 “이번 조직 개편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동력을 마련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무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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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무신사는 자체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늘리며 오프라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날 무신사 스탠다드의 첫 쇼핑몰 입점 매장인 '무신사 스탠다드 롯데몰 수원' 매장을 열었다.

중국 쇼핑앱 공세에도 무신사는 쉽게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커머스 업체들이 판매하는 의류는 디자인보다 가격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며 "평균 구매 단가가 10만원 이상인 무신사 등 쇼핑몰은 알리익스프레스 거래액이 본격적으로 늘어난 작년 하반기 이후에도 높은 거래액과 이용자 증가 추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