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계양을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가 28일 소규모 카트 유세차를 직접 끌며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 사진=원희룡 후보 페이스북
원희룡 계양을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가 28일 소규모 카트 유세차를 직접 끌며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 사진=원희룡 후보 페이스북
원희룡 인천 계양을 국민의힘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전통 카트 유세차를 타고 '무소음 유세'에 나섰다. 유세차를 이용해 선거 유세를 해도 되는 첫날이지만, 마침 고등학생들의 '3월 전국연합 학력평가'와 겹치면서 시험을 방해하지 말자는 취지다.

원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은 고교생들이 '3월 전국연합학력 평가' 시험을 보는 날"이라며 "이런 날, 학교 앞에 유세차를 대고 로고송을 틀고, 고성방가로 악쓰는 선거운동을 하면 그게 바로 '공해'다"라고 썼다.

이날 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천 세원고등학교 인근에서 유세차를 타고 마이크로 유세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빨간색 시트지를 붙여 '꼬마버스 타요'를 연상시키는 전동 카트를 타고 유세에 나선 원 후보 측은 "도로 소음을 최소화하고, 시장·좁은 골목길 등을 구석구석 다니면 계양 주민들과 만나기 위해" 소규모 카트 유세차를 직접 몰게 됐다고 설명했다.

원 후보는 "우리 미래 세대에게 도움은 못 될망정 적어도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한다"며 "큰 소리로 악을 쓴다고 메시지가 국민들께 더 잘 들리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소박하더라도 진실이 담긴 것, 약속하면 반드시 지키는 것이 바로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오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서울 중구성동갑 후보와 박성준 서울 중구성동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오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서울 중구성동갑 후보와 박성준 서울 중구성동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공식 선거운동 첫 일정으로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계양역에서 출근 인사에 나섰다. 이후 오전 8시부터 유세 차량을 타고 귤현동, 동양동, 계산4동을 순회하며 마이크를 들고 연설했다. 이 대표의 유세 소리에 지나가던 차량이 유세 차량을 향해 경적을 울리는 등 소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시험에 집중해야 할 고등학생들이 있는 고등학교 근처에서 마이크를 사용한 것은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인천광역시교육청은 앞서 전날 인천 관내 정당 선거 사무소에 "인천 관내 고등학교에서 28일 '2024학년도 3월 고 1, 2, 3 전국 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다"며 "학교 주변에서 확성기를 사용한 22대 국회의원 선거 운동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 드리니, 정당과 후보자에게 안내해 주시기 바란다"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인천광역시교육청은 전국 학력평가 시행 일시는 이날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4시 27분이라고 안내했다.

인천시 교육청 관계자는 "고3 학생들에겐 3월 학평이 자신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이라며 "이날 하루만큼은 총선 후보들도 학생들의 간절함을 이해해 되도록 선거 운동을 자제해달라"고 했다.

이에 인천의 여러 국회의원 후보들은 시험 일정을 자신의 선거 운동 일정에 반영했다.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남동갑 후보는 시험 시간에 학교 주변에서 유세 차량과 확성기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다. 캠프 관계자는 "민주주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선거도 중요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그동안 쌓아온 실력을 평가하는 전국단위의 시험이 치러지는 만큼 학생들이 시험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범규 국민의힘 남동갑 후보도 이 시간대 유세차 운행을 중단했고, 이현웅 국민의힘 부평을 후보는 당초 오후 1시였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오전 9시로 바꿨다. 오후 1~2시 사이에 진행되는 영어 듣기 평가 시간을 피하기 위한 조치다.

이행숙 국민의힘 서구병 후보도 확성기를 사용한 유세를 자제한다고 밝히며 "현재 유권자이자 미래 유권자인 학생들을 위해 잠시 확성기를 끄겠다"고 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