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만에 알루미늄 제련소 짓는 美…시장 들썩이나 [원자재 포커스]
알루미늄 수입 의존도 심각
새 제련소의 친환경 전력 확보가 관건


미국에 45년 만에 알루미늄 제련소가 들어선다. 알루미늄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에너지부는 센추리 알루미늄(이하 센추리)의 친환경 저탄소 알루미늄 제련소 건설에 5억달러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태양광 발전 부품, 풍력 발전 터빈 등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알루미늄 사용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알루미늄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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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380만t에 달했던 미국의 1차 알루미늄 생산량은 지난해 78만5000t으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올해 1월 미주리주의 뉴마드리드 제련소까지 가동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올해 생산량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뉴마드리드 제련소의 폐업으로 현재 미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알루미늄 공장은 알코아와 센추리가 각각 2개씩 소유한 공장 4곳에 불과하다. 이 4곳의 평균 연간 생산량은 65만t이다.

이는 포드 등 자동차 제조사와 펩시, 코카콜라 등 탄산음료 제조사에 이르기까지 미국 내 알루미늄 소비업체들의 수입 의존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400만t을 웃도는 알루미늄을 수입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에 10%의 알루미늄 수입 관세를 도입한 것은 장기적인 생산 하락세를 잠시 멈추게 했을 뿐"이라며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알루미늄 소비량이 많은 분야(전기자동차, 태양광·풍력 발전 부품 등)에 대한 투자를 촉진함에 따라 알루미늄 수입량은 더욱 늘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LS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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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세계은행은 알루미늄을 "친환경 에너지 기술에서 영향력이 큰 금속"으로 선정했다.
국제 알루미늄 연구소는 전 세계 알루미늄 사용량이 2022년 1억800만t에서 2050년엔 1억7600만t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센추리는 "새 제련소가 완공되면 현재 미국의 1차 알루미늄 산업 규모를 두 배로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새 제련소가 친환경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알루미늄은 알루미나에서 전기분해를 통해 생산된다. 대규모 전력 소비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에너지부는 "센추리의 새 제련소는 최첨단 에너지 효율 설계와 무탄소 에너지 사용을 통해 기존 제련소들의 평균 탄소배출량의 25%에 불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