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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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의 ETF 심층해부
반감기와 ETF 모멘텀 정점 가능성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가 변곡점 될 것
7만달러가 비트코인의 저항선이 되고 있다. 유동성의 정점이었던 21년도 고점 부근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4년에 한 번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보상이 절반으로 감소하는 반감기 모멘텀도 힘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남은 기대는 5월 23일로 예정된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여부이다. 가능성은 50% 미만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의 쟁점은 비증권성과 중앙화 위험이다. 비트코인은 증권이 아닌 상품(비증권)으로 인정되면서 까다로운 규제를 피해 현물 ETF가 승인되었다. 그러나 이더리움의 비증권성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특정 거래를 채굴자들이 컴퓨터를 이용해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면서 거래를 검증하고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받는다. 이러한 과정을 작업증명(PoW: Proof of Work)이라고 부른다. 이더리움은 2022년 9월 거래검증 방식을 지분증명(PoS: Proof of Stake)으로 변경하면서 증권성 이슈가 불거졌다.

보유 중인 이더리움을 네트워크에 맡기는 행위를 스테이킹(Staking) 이라고 하는데 스테이킹 지분율에 따라 거래를 검증하고 보상으로 이더리움을 일종의 이자처럼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스테이킹 풀 운영자와 검증자 등의 제 3자가 개입되고 보상받는다고 하여 증권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Howey Test라는 미국 대법원의 증권성 검증 판례에 따른 기준이다. 증권으로 인정되면 SEC의 승인 기준이 까다로워져 사실상 거부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신영증권 디지털자산 임민호 애널리스트는 SEC가 2023년 이더리움 선물 ETF가 승인될 때 상품(Commodity)으로 분류된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를 미등록증권 중개로 소송을 제기할 때도 이더리움을 증권으로 포함하지 않은 사례를 들어 비증권성을 부인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두 번째 쟁점은 중앙화에 대한 우려인데, ETF가 승인되면 대규모의 자금이 ETF로 쏠리고 스테이킹이 ETF 수익률 제고의 전략이 되면 특정 기관이 많은 지분을 갖게 되어 네트워크 분권화가 희석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과 ARK는 스테이킹 전략이 포함된 형태의 이더리움 현물 ETF를 신청한 상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암호화폐의 선물과 현물가격의 상관관계도 이슈인데 SEC 비트코인 승인의 실마리를 제공한 미국 법원의 판단 근거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비트코인 선물은 2017년 12월에 출시되어 충분한 거래 기간과 거래량을 갖고 있지만 이더리움은 2021년 2월에 출시되어 상대적인 신뢰도가 부족하다.

결론적으로 비증권성 부인에 대한 법적 부담감으로 SEC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를 5월에 전격 승인할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중앙화 우려와 선물과 현물의 상관성 신뢰도를 이유로 거부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그럼에도 2025년에는 SEC 내부와 시장의 이해도가 높아지고 선물과 현물가격 상관성에 대한 신뢰 기간이 확보되면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

5월에 있을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여부는 변동성의 이슈일 가능성이 높다. 이미 반감기와 ETF 승인 기대감이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이 거부되어 2025년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는 것이 가격에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장기적인 변곡점은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현실화 시점일 것이다. 기존의 해외 송금은 국제은행 통신망인 스위프트(SWIFT)를 이용해야 하는데 문제는 4~6%의 수수료와 2~3일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또 해외 결제도 현실적으로 미국의 민간 카드사에 의존되어 있다. 100개국 이상의 중앙은행이 블록체인 기반의 CBDC를 검토하고 있는 이유다.

가장 적극적인 중국은 2029년에 본원통화의 15% 이상을 디지털 위안화로 발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030년 24개국이 CBDC 발행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하며 법제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2023년에는 디지털 유로화 법안이 제안된 바 있으며 지난 1월에는 ‘CBDC Rule Book’을 업데이트했다.

미국 FED의 파월의장은 아직 먼 이야기라는 입장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화폐는 달러화 지위에 대한 도전일 수 있기 때문에 어쩌면 미국의 입장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암호화폐에 친화적인 ‘프렌치 힐’ 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부위원장(공화당 의원)이 이달 위원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디지털 화폐에 대한 논의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Gold)은 중앙은행의 매입 대상이지만, 비트코인 등의 디지털 화폐는 중앙은행이 CBDC라는 대체제를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성격이 다르다. 하지만 한 글로벌 퀀트 헤지펀드 출신의 암호화폐(Crypto Currency) 매니저는 CBDC의 발행은 블록체인이라는 인프라가 생기는 것이므로 오히려 암호화폐를 활용한 서비스가 확장될 수 있는 효시(嚆矢)라고 이야기한다. 전기차나 수소차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충전소 인프라가 먼저인 것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자산은 현실화 시간이 늦어지면 실망감에 하락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실물경제에 적용사례가 생겨나고 이내 혁신의 실마리가 된다. 버블과 혁신의 역사다. 끊이지 않는 논쟁 위에 있는 암호화폐가 혁신의 길을 걷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신성호 연구위원 s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