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담화로 밝혀…"日, 북일관계 첫발 내디딜 용기 전혀 없어"
北 "일본과 어떤 접촉도 거부…북일회담 우리 관심사 아냐"(종합)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일본 측과의 그 어떤 접촉도,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할 것"이라며 향후 일본과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26일 밝혔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내놓은 담화에서 "일본은 역사를 바꾸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며 새로운 조일(북일)관계의 첫발을 내디딜 용기가 전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본은) 저들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그 무슨 핵·미사일 현안이라는 표현을 꺼내들며 우리의 정당방위에 속하는 주권행사를 간섭하고 문제시하려 들었다"며 "해결되려야 될 수도 없고 또 해결할 것도 없는 불가 극복의 문제들을 붙잡고 있는 일본의 태도가 이를 말해준다"고 비판했다.

그는 "사상 최저 수준의 지지율을 의식하고 있는 일본 수상의 정략적인 타산에 조일관계가 이용당해서는 안 된다"며 ""전제조건 없는 일조(일북)수뇌 회담"을 요청하면서 먼저 문을 두드린 것은 일본 측"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부부장은 "조일 수뇌 회담은 우리에게 있어서 관심사가 아니다"고 못 박았다.

이날 김 부부장이 북일 정상회담에 관심이 없다고 선포한 것은 그동안 사전 물밑 교섭과 일본 고위급의 발언 등을 통해 납북자 문제를 의제로 삼으려는 일본 측의 태도가 완강해 북일 정상 간 대화 추진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부부장은 한국과 쿠바 수교 직후인 지난달 15일 "(일본이) 관계 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나갈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다"면서 일본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김 부부장의 제안에도 납북자 문제에 대한 양국의 견해차가 커 북일 간 실질적인 대화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당시에도 지배적이었다.

김 부부장은 지난달 15일 담화를 통해 납북자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고 주장했으나 일본 정부는 이 같은 김 부부장의 입장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 부부장은 전날 담화를 통해 일본이 북일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전달해왔다며 북일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일본이 정치적 결단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답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