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의원 임기 보장 필요…입법 공백 해결해야"
법원 "'임기중 대체복무' 서울 강서구의원 휴직명령 취소해야"
임기 중 군 대체복무를 시작한 서울의 구의원이 구의회의 휴직명령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내 이겼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이정희 부장판사)는 26일 김민석 서울 강서구 의원이 강서구의회 의장을 상대로 낸 휴직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지방의회 의원의 임기 4년은 법률에 의해 엄격히 보장되고 휴직 기간이 임기에 비해 길어 공무담임권의 침해 정도가 작지 않다"며 "원고를 선출한 주민들의 의사를 왜곡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임기 중에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국회의원들이 더 많아질 수 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휴직명령으로 국한된다고 볼 수 없다"며 "국회가 각계각층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구체적 해결 방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궁극적으로는 입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또 지방의회 의원은 공무원과 달리 임명·임용되는 것이 아니라 선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강서구의회 의장이 김 의원의 임용권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려워 휴직을 명할 권한을 갖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지방의회 의원이 병역 의무를 이행하게 되더라도 휴직을 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입법의 흠결 또는 공백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1992년 12월생인 김 의원은 신체검사에서 사회복무요원 근무가 가능한 4급 판정을 받고 작년 2월부터 양천구시설관리공단에서 대체복무를 시작했다.

그는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선됐지만 대체복무에 앞서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의정활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병무청이 군 복무 중 구의원 겸직을 허용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놓는 등 겸직이 가능한지를 두고 혼란이 일자 강서구의회는 행정안전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행안부는 구의원 신분을 유지하되 의장이 휴직을 명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이에 구의회 의장은 지난해 4월 김 의원에게 휴직 명령을 내리고 의정비 지급을 중단했고 김 의원은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