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 반발에 회의 장소 의대→대학본부로 변경
'의대에 임시집무실 차려 대화'하려던 전북대 총장, 되레 갈등?
의대에 임시 집무실을 차려 교수들과 밀착해 소통하려던 양오봉 전북대 총장의 계획이 교수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26일 전북대학교에 따르면 이날 양오봉 총장은 의대 학장 등 보직 교수들과 의대 1호관에 마련한 임시 집무실에서 진행하기로 했던 회의 장소를 긴급하게 대학 본부로 변경했다.

당초 양 총장은 이날부터 임시 집무실인 '소통실'을 마련한 뒤 의대 및 전북대병원 소속 교수들과 더 가까이에서 만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었다.

의대 행정실은 이러한 총장의 계획을 반영해 유휴공간인 의대 1호관 1층 세미나실을 소통실로 정하고 필기구와 물 등을 준비해뒀다.

대학 본부 역시 양 총장이 이날 정오에 소통실에서 처음으로 의대 학장단과 비공개회의를 하기로 결정하자 이를 언론에 알렸다.

하지만 회의 10분 전께 양 총장은 돌연 회의를 취소했고, 다시 이날 오후 1시께부터 대학 본부에서 비공개회의를 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회의 장소를 변경한 배경에는 양 총장이 의대 구성원과 논의 없이 소통실을 차리고, 이 사실을 언론에 알린 데 대해 의대 교수들의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 참석하러 온 전북대 의대 및 전북대병원 비대위 관계자는 "의대 교수들과 소통을 하겠다는 총장의 의지는 환영한다"면서도 "의대와 아무런 상의도 없이 언론에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한 소통 방식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양 총장이 의대에 임시 집무실을 만든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의대 교수들은 '저의가 의심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었다.

당시 한 의대 교수는 "의대로 집무실을 옮기려면 의대 교수들의 뜻을 먼저 물었어야 한다"며 "막무가내로 교수들과 물리적 거리를 좁힐 게 아니라 의대 정원이 늘어나는 데 대비한 기자재 수급 방안, 교육과정 구성 등 계획을 먼저 들고나오는 게 순서"라고 주장했다.

'의대에 임시집무실 차려 대화'하려던 전북대 총장, 되레 갈등?
대학은 우선 양 총장과 의대 학장단의 회의가 끝나는 대로 소통실의 운영 방식이나 장소 등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다.

대학 관계자는 "의대 소통실에서 진행하려던 회의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아 장소를 변경하게 됐다"며 "전공의들이나 의대 학생들이 다시 병원과 학교로 돌아오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총장이 회의를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통실을 계획대로 운영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확답할 수 없다"며 "우선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