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내한 공연…"테이블에 소주 놓고 한국 바비큐 즐기고파"
英 밴드 프렙 "우리 음악 듣기 좋은 때는 해 지기 10분 전"
"처음으로 영국 밖에서 우리의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게 서울의 한 대형 페스티벌 무대였어요.

한 DJ가 '치피스트 플라이트'(Cheapest Flight)를 연주하는 데, 모든 관객이 따라 부르는 영상을 유튜브서 봤죠."
영국의 4인조 시티팝 밴드 프렙(PREP)은 24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팬들은 우리가 하려는 게 무엇인지 잘 이해한다"며 "우리 음악의 느낌과 스타일에 한국 팬이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내한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프렙의 초창기부터 한국의 팬들은 정말 중요한 존재였다"며 "서울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정말 좋기에 빨리 다시 가고 싶다"고 했다.

프렙은 키보디스트 겸 작곡가 르웰른 압 밀딘, 보컬리스트 겸 작곡가 톰 헤브록, 드러머 기욤 잠벨, 기타리스트 겸 프로듀서 댄 래드클립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로, 영국 런던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이들은 2015년 11월 싱글 '선번트 스루 더 글라스'(Sunburnt Through the Glass)로 데뷔한 이래 신스팝, 알앤비(R&B), 펑크, 솔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왔다.

프렙은 2020년 첫 정규음반 '프렙'(PREP)으로 세련된 시티팝 사운드를 들려줘 호평받았다.

프렙은 다음 달 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 내한 공연을 연다.

2022년 5월 서울재즈페스티벌 무대에 선 이들은 같은 해 11월 예스24 라이브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더니, 1년 5개월 만에 '몸집'을 키워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팬들을 만나게 됐다.

프렙은 "우리의 성장을 느끼는 것은 정말 설레는 일이다.

(콘서트 규모가 커진 것은) 매우 기쁘고 감사한 일"이라며 "더 큰 공연장에서 '후즈 갓 유 싱잉 어게인'(Who's Got You Singing Again) 같은 곡을 연주하며 모두가 함께 노래하는 것을 들으면 정말 놀라울 것"이라고 기대했다.

멤버들은 또한 "한국의 바비큐를 정말 좋아한다"며 "이번에도 즐기고 싶다.

비닐봉지에 코트를 넣고서, 테이블 위에 소주를 놓고 한번 가 보자!"라고 장난스레 말했다.

프렙의 '한국 사랑'은 비단 내한 공연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앞서 셔누, 황소윤, 딘 등 한국 뮤지션과 협업곡을 여러 차례 낸 바 있다.

英 밴드 프렙 "우리 음악 듣기 좋은 때는 해 지기 10분 전"
프렙은 "딘이 미국 그룹 디 인터넷(The Internet)의 시드(Syd)와 협업할 때(2017년)부터 그의 팬이었다"며 "황소윤은 우리의 첫 서울 공연 때 만났는데, 끝나고 다 함께 록 비디오가 나오는 노래방에 간 기억이 있다.

그리고 우리의 친구가 런던에서 셔누의 공연에 데려가 그를 소개해줬다"고 인연을 설명했다.

이어 "컬래버레이션(협업)은 항상 우리가 만나고, 좋아하고, 함께 작업하고 싶은 사람들과 자연스레 이뤄졌다"며 "우리가 만든 음악을 누군가에게 주고, 그들이 그들만의 작업을 더 하게 하는 이 과정은 정말 즐겁다.

그들의 목소리나 연주 사운드가 우리 곡에 더해지는 것은 정말 특별하고 신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프렙은 신스팝이 가미된 세련된 시티팝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풍경으로 비유해 달라고 부탁했더니 "에어브러시와 다채로운 색감에 약간의 우울함을 더한 느낌"이라며 "마치 AI(인공지능)에 데이비드 호크니의 로스앤젤레스(LA) 주제 그림을 네온 잉크로 다시 그려달라고 하면 나올 것 같은 그림"이라고 묘사했다.

이들의 설명처럼 프렙의 음반 재킷 이미지는 모두 비슷한 화풍의 그래픽 이미지다.

데뷔 때부터 디자이너 샘 콜디가 이들의 음악을 반영한 시각적 세계를 그려왔다고 했다.

프렙은 "매우 깔끔하고 따뜻하지만, 약간의 슬픔이 묻어나는 이미지"라며 "콜디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추구하는 사운드 세계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데 큰 역할을 해 줬다"고 말했다.

세련된 멜로디를 빚어내는 비결, 그리고 이들의 음악을 듣기 좋은 때가 하루 중 언제인지도 궁금했다.

"작곡할 때 산책하는 걸 좋아합니다.

움직이는 것은 아이디어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는 데 도움이 되죠. 우리 음악을 듣기 좋은 때요? 해 지기 10분 전(10 minutes before sunset)이랍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