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선배처럼 오랫동안 야구 잘하는 선수로"
'20년만에 SSG 개막엔트리 신인 야수' 박지환 "정말 영광입니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 고졸 신인 내야수 박지환(18)은 '구단 역사상 20년 만에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고졸 신인 야수'라는 진기록을 쓰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박지환은 2024년 KBO리그 개막전이 열리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담담하게 훈련을 마쳤지만, 훈련이 끝나고서 상기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그는 "개막 엔트리가 확정될 때까지, 엔트리 등록을 확신하지 못했다"며 "'스프링캠프를 열심히 치렀으니, 어떤 결과가 나와도 다음을 잘 대비하자'고 마음먹었는데 개막 엔트리에 포함돼 정말 기분 좋다"고 말했다.

올해 KBO리그 개막전을 1군에서 맞은 신인 선수는 총 13명이다.

이중 신인 야수는 5명이다.

SSG 구단 역사로 시선을 좁히면, 박지환의 1군 엔트리 등록은 더 특별해진다.

SSG 구단 관계자는 "SK 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해 신인 야수가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건 2004년 임훈(현 롯데 자이언츠 코치) 이후 20년만"이라고 전했다.

박지환은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다.

축하 메시지를 읽으며 1군에 올라간 걸 실감했다"며 "같은 고교를 나온 (키움 투수) 김연주 형과 축하 인사를 주고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지환과 김연주는 올해 2월 세광고를 함께 졸업했지만, 나이는 김연주가 한 살 많다.

'20년만에 SSG 개막엔트리 신인 야수' 박지환 "정말 영광입니다"
SSG는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전체 10순위로 박지환을 지명했다.

세광고 유격수로 뛰며 과시한 수비력, 타석에서 확인한 콘택트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박지환은 "송구와 공을 맞히는 건 자신 있다"고 말하면서도 "선배들과 스프링캠프를 치르면서 내가 정말 많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

선배들과 함께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성장하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이숭용 SSG 감독은 박지환을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한다.

이날 롯데와의 개막전에 선발 2루수로 기용할까, 고민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주전 2루수로 낙점한) 안상현이 허벅지 통증 탓에 시범경기에 자주 출전하지 못해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서 뺐다"며 "(고졸 신인) 박지환을 '선발 2루수'로 기용할까 고민했는데, 코치진이 만류하더라. '혹시라도 개막전에 실수를 범하면 어린 선수가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코치진의 조언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지환이 1군에서 뛰는 모습을 곧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지환은 "당연히 선발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지금은 더그아웃에서도 배울 게 많다"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빅리거 출신 KBO 최고령 타자 추신수도 박지환에게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말라. 지금 서두르면 '끝'이 빨리 올 수 있다"며 "길게 보고, 충실하게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박지환은 "추신수 선배처럼 오랫동안 팬들께 사랑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정말 열심히 해야,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