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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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이동통신 3사와 제조사 임원을 소집해 가계통신비 인하 대책을 나눴다. 당초 예상대로 전환지원금 협조 요청 외에도 공시지원금과 중저가 요금제, 중저가 단말기 출시 등이 논의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해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와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통신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요구가 매우 크고 물가 상승과 고금리 등으로 민생 안정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최근 도입한 전환지원금을 상향할 것을 요청했다.

정부는 지난 16일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령을 개정해 전환지원금을 도입했다. 그러나 이통3사는 최대 50만원으로 상한인 전환지원금을 요금제와 기종에 따라 3만~13만원 선으로 책정했다.

방통위는 지난 21일 현장 방문을 통해 상한선보다 낮게 책정된 전환지원금에 대한 소비자와 판매자의 의견을 청취한 뒤 이러한 요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통3사가 전환지원금을 상향할지 여부에 대해선 미지수다. 같은 날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기업 입장에서 상당한 재무적인 부담이 있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중저가 요금제 도입 방안도 논의됐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내놓은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에서 올해 1분기 내 3만원대 5G 요금제 출시를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KT만 5G 3만원대 요금제를 내놓은 상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출시 시기와 데이터 제공량을 놓고 계속 고민하고 협의하는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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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 대상으로는 중저가 단말기 출시 확대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통계청이 조사한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통신 장비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9% 증가했다. 4분기 들어 17.6% 감소했으나 이는 통신 장빗값 하락의 영향이 아닌 고금리 고물가 여파에 소비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플래그십 단말기 평균 가격은 155만957원으로 전년 대비 133만3500원과 비교해 21만원 넘게 상승했다. 저가형 단말기는 55만 904원으로 약 2만원가량 상승했다. 플래그십 모델 중 삼성과 애플의 단말기는 전체의 84.8%에 달한다.

지난 17일 삼성전자는 가계통신비 절감 조치를 일환으로 중저가폰인 '갤럭시 A15 이동통신(LTE)'(31만9000원) 를 출시했다. 삼성은 상반기 내 출시를 목표로 50만~60만원 대의 중저가 모델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불법 스팸을 줄이기 위한 '전송자격인증제', 삼성전자와 이통 3사가 개발한 '스팸 필터링 서비스' 등 통신서비스 이용자 편익 증진을 위한 조치들도 논의됐다.

방통위와 사업자들은 이번 조치들을 통해 불법 스팸 차단 기술을 구간별로 고도화해 피싱 등의 피해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통3사와 단말기 제조사 대표들은 "통신서비스가 국민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정부의 가계 통신비 절감 및 이용자 보호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서비스 혁신과 성장 못지않게 오늘 논의된 이용자 보호 조치들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