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사주세요"…中 판매 부진에 상하이 달려간 팀 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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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에 따르면 디어드레 오브라이언 애플 수석 부사장과 동행한 쿡CEO는 이날 매장에서 어떤 공개적인 발언도 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공식 개점 시간인 7시 이전부터 수백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렸고, 일부는 쿡 CEO와 기념 촬영을 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애플스토어 징안점에 1160만달러(약 155억2000만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장 규모로는 중국 및 아시아에서 가장 크고, 전 세계에서는 뉴욕 5번가 매장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상하이는 애플의 중국 판매 거점 지역으로 꼽힌다. 징안점을 포함해 애플 매장은 중국 본토에 총 47개가 있는데, 그 중 8개가 상하이에 있을 정도다. 쿡 CEO는 지난 20일 중국 SNS인 웨이보에 "상하이 눙하오"라며 "저는 이 놀라운 도시에 다시 오게돼 기쁘다"고 말했다. '눙하오'는 상하이 방언으로 '안녕하세요(니하오)'다. 이어 중국식 아침 식사를 즐기고 중국 유명 배우 정카이와 함께 상하이 와이탄 해안가를 따라 산책했다고도 공개했다.
쿡 CEO는 최근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 실적이 부진해지자 징안점 개점에 맞춰 방중 일정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날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 렌즈테크놀로지 등 주요 협력사 CEO들을 만나 '공급망 협력'을 강조했다. 상하이 일정을 마친 쿡 CEO는 24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중국개발포럼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 포럼은 애플, 스타벅스, 화이자 등 유명 기업 CEO와 중국 고위급 인사들이 모여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애플은 올해 들어서만 최소 두 번 이상 중국 내 아이폰15 시리즈 가격을 내리는 등 중국 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7.3%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중국 내 '애국주의 소비 열풍'이 불면서 아이폰 판매가 급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첫 6주 동안 중국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24% 줄었다. 같은 기간 중국 전체 스마트폰 판매 감소 폭인 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