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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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갓길에서 위험하게 길을 걷던 할머니를 그냥 지나치지 않은 한 시민의 사연에 네티즌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

A씨는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속도로 갓길을 홀로 걸어가시던 할머니'라는 제목의 글이 올렸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최근 충남 공주에서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중 우측 갓길에서 혼자 지팡이를 들고 걸어가는 노인을 발견했다. 노인은 얼핏 봐도 80세는 넘어 보였다고.

A씨는 노인에게 갓길로 위험하게 걸어가는 이유를 물어볼까 고민했으나, 출장 업무차 업체 대표와 만나기로 한 약속 시간이 다가와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계속 차를 몰면서도 노인이 마음에 남았던 A씨는 이후 15km 지점에서 다른 곳으로 빠지는 램프 구간이 나오자, 마음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고속도로 순찰대에 노인의 존재를 알리기로 한 것이다. A씨는 "할머니 걸음걸이로 램프 구간까지 오기 위해서는 최소 10시간은 소요될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업무를 마무리한 후 고속도로 순찰대에 통화하며 노인의 상태를 확인했고, 그제야 왜 갓길을 위험하게 걷고 있었는지 사정을 알게 됐다고 한다. 휴게소에서 환승해야 했는데 실패했고, 눈앞에 보이는 갓길을 따라 걸어갔다는 것이다. 경찰은 "정말 위험해 보였다"라며 어르신을 발견한 후 바로 차에 태워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가실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시간이 지나고 며칠 동안 계속 생각이 났다. 처음 할머니를 목격했을 때 바로 차를 갓길로 세우고 그 상황에 대해 바로 여쭤봐야 했다"며 "그러지 못한 자신이 얼마나 원망스럽고 실망스럽던지. 다음에 다시 그런 상황을 마주한다면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차를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그 어르신이 내 부모님이었다고 생각하면 상상만 해도 울컥해진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