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동 '서울아레나'도 공사 차질…민간투자사업 먹구름
카카오가 추진하는 복합문화시설 ‘서울아레나’(투시도) 사업에 연일 잡음이 일고 있다. 공사비 증가로 지난해 말로 예정한 착공식을 연기한 데 이어 최근에는 공사장 내 폐기물 문제가 불거졌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과 공사비 급등으로 경기 고양시 K-컬처밸리 등 민간투자 사업 전반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30일 첫 삽을 뜬 창동 서울아레나 공사가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장 토양에서 쓰레기 등 폐기물이 발견돼 폐기물 처리를 위해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최소 6개월의 공기 지연과 금융비 증가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카카오가 약속한 2027년 3월까지 공사를 마치지 못하면 상당한 지체금을 물도록 조건을 달아놨다. 카카오 관계자는 “폐기물 확인 및 처리 작업으로 공사가 지연되는 것”이라며 “공사 정상화 시점은 아직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아레나는 최대 2만8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대중음악 공연장(1만8269석)과 중형 공연장(2010석), 영화관 7개 관, 대중음악 지원시설, 판매·업무시설 등 K팝 중심의 복합문화시설이다. 사업 시행자는 카카오(지분율 98%)와 아레나에이(2%)가 출자한 서울아레나다. 총투자비는 약 3600억원이다. 카카오는 준공 후 30년간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의 운영·유지 관리를 담당하기로 했다. 시설 소유권은 서울시가 가진다.

서울아레나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사비 급등과 PF 부실 우려 등 대외 여건 또한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당초 지난달로 예정한 PF 조달도 카카오의 요청으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달께에는 금융비용 조달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카카오는 ‘예상 비용 증가’를 이유로 지난해 12월 14일로 예정됐던 착공식을 연기했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수의계약 의혹 등이 불거져 내부 감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새로운 내부 의사결정 체계 등이 갖춰진 뒤 다음달 착공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성 담보가 어려워지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의 민간투자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해 4월 공사가 전면 중단된 고양시 K-컬처밸리 프로젝트(1조8000억원)는 경기도와의 완공 기한 연장 합의 문제로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1조5000억원 규모의 인천 서구 검암 플라시아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 서울 마곡 마이스(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단지 개발사업 등도 답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