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핵잠수함 탐지, 자원 채굴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양자센서를 5년 내 개발하겠다고 20일 발표했다. 양자센서는 미래 산업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양자기술(양자컴퓨터·통신·센서) 중 하나다.

이호성 표준연 원장은 이날 간담회를 열어 “시대 변화에 따라 국가가 요구하는 임무가 있다”며 “표준연의 측정 기술로 국가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분야는 양자”라고 설명했다. 표준연은 1초를 물리적으로 정의하는 원자시계 등을 개발한 곳이다.

양자기술 가운데 상용화가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양자센서는 양자중력·관성·시간·전기장·자기장·광학 센서로 나뉜다. 표준연은 양자중력센서 분야에서 앞서 있다. 이 센서를 쓰면 GPS 신호가 닿지 않는 심해에서 은밀히 움직이는 잠수함을 감지할 수 있다. 지반의 중력 지도를 그려 특정 광물이 매장돼 있는지, 땅굴이 있는지 등도 알아낼 수 있다. 국가 안보 차원에서 양자센서 가치가 급등함에 따라 표준연은 지난 1월 ‘국방 양자컴퓨팅·센싱 특화연구센터’를 열었다.

이 원장은 50큐비트급 초전도 양자컴퓨터를 2026년께 시범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신약 개발, 신소재 발굴 등에 직접 활용할 수준은 안 되지만 기초 인프라를 마련하는 차원이다.

이 원장은 다른 기관과 융합연구를 하는 직원은 인사평가를 면제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과기정통부가 추진 중인 R&D 혁신 정책에 일조하기 위해서다. 그는 “1초에 대한 정의를 바꾸는 광시계 개발팀, 1㎏에 대한 정의를 바꾸는 키블저울 개발팀의 인사평가를 면제했다”며 “앞으로 면제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