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9%(송파구) vs -1.91%(구로구).’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률이 서울 자치구별로 크게 엇갈렸다. 지난해 서울 집값 회복세를 주도한 송파구는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잠실주공 5단지의 보유세가 30% 넘게 뛰는 등 강남권 고가주택 집주인의 세금 부담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외곽 지역은 공시가가 떨어져 대조를 이뤘다.

노도강·금관구 공시가 일제히 하락

강남3구 보유세 껑충…잠실주공5, 32% 오른 580만원
19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2024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는 전년 대비 평균 3.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엔 17.32% 급락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송파구의 공시가격 상승률이 10.09%로 가장 높았다. 송파구는 작년 3월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먼저 하락세의 고리를 끊어내며 서울 아파트값 반등세를 주도했다. 지난해 송파구 공시가격이 23.2% 떨어지며 하락률 1위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양천구(7.19%)와 영등포구(5.09%), 동대문구(4.52%) 등이 송파구의 뒤를 이었다. 양천구와 영등포구는 각각 목동과 여의도 재건축 단지 위주로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3.48%, 1.9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구로구(-1.91%), 중랑구(-1.61%), 도봉구(-1.37%), 강북구(-1.15%), 노원구(-0.93%), 금천구(-0.87%), 관악구(-0.28%) 등 7개 지역은 공시가가 내렸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중위 공시가는 3억6200만원으로 제시됐다. 전년(3억6400만원)과 거의 변동이 없었다.

지역별 보유세 인상 ‘천차만별’

올해 집주인이 내야 할 보유세 부담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클 전망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압구정기업금융센터 부지점장이 이날 시뮬레이션한 결과,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를 갖고 있는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올해 예상 보유세는 580만9344원으로 추정됐다. 공정시장가액 비율 60%와 재산세 45%를 적용하고, 종합부동산세 세액공제가 없을 때를 기준으로 계산한 값이다. 작년(438만8424원)보다 32.4% 늘어난 금액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의 보유세는 지난해 440만8829원에서 올해 523만4885원으로 18.7% 오를 전망이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807만2448원→931만5600원·15.4%), 반포자이 전용 84㎡(834만1145원→941만6519원·12.9%),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1837만8108원→2050만5330원·11.6%)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이 예상된다. 올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보유세가 대폭 오르더라도 2022년 보유세와 비교하면 수백만원 낮은 수준이다.

반면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 전용 84㎡의 보유세는 작년 362만2913원에서 올해 365만4182원으로 0.9% 오르는 데 그칠 전망이다.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84㎡(267만391원→276만6626원·3.60%),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243만4560원→253만9320원·4.30%) 등 강북권의 다른 대표 단지도 5% 미만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주택자의 세 부담도 커진다. 예컨대 잠실주공 5단지 전용 82㎡와 강동구 래미안고덕힐스테이트 전용 84㎡를 갖고 있는 2주택자의 보유세는 작년 1279만3887원에서 올해 1679만5582원으로 31.3% 오른다. 우 부지점장은 “3%의 과표 상한을 적용해 계산한 값”이라고 설명했다.

이인혁/유오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