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 푸틴 "더 강해져야"…新냉전 확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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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대선 득표율 87% 역대 최고
'30년 종신집권' 길 연 푸틴
"NATO와 충돌은 3차대전" 경고
우크라戰 공세 강화 의지 드러내
나발니 사망도 언급 "슬픈 일"
'30년 종신집권' 길 연 푸틴
"NATO와 충돌은 3차대전" 경고
우크라戰 공세 강화 의지 드러내
나발니 사망도 언급 "슬픈 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5선 고지에 올라섰다. 정적 제거, 불공정 선거 등 논란 속에 옛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 역사상 가장 높은 득표율을 얻었다. 푸틴 대통령은 당선 확정과 함께 “러시아는 더 강해져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전 공세를 강화하고 서방 진영과의 신냉전 구도를 고착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른 후보인 러시아연방공산당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는 득표율 4.31%, 새로운사람들당의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는 3.85%, 러시아자유민주당의 레오니트 슬루츠키는 3.20%에 그쳤다.
푸틴 대통령은 처음 당선한 2000년 득표율이 52.9%에 불과했지만, 이후 네 번의 선거에서 자신이 세운 최고 득표율을 경신해왔다. 이번 선거 득표율도 2018년(76.7%)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투표율은 74.44%로, 역대 러시아 대선에서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번 대선을 통해 푸틴 대통령은 2000년 이후 30년간 러시아를 통치하게 됐다. 옛 소련 최장수(29년) 지도자 이오시프 스탈린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최대 정적인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투옥 과정에서 사망하는 등 선거 과정에서 사실상 푸틴 대통령의 라이벌이 없었고, 투명 투표함과 전자투표 도입 등으로 비밀 투표 여부에 의구심이 제기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서방 전체에 맞서는 상황에서 강대국의 위상 회복을 느낀 민심이 작용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 백악관은 러시아 대선에 관해 “분명히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권력에 굶주린 독재자’라고 표현하면서 “영원히 통치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무엇보다 우리는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 틀 내에서의 과제를 해결하고 국방력과 군대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는 현재 빠른 속도로 수준 높게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서방 진영에 대한 경고도 날렸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간 충돌 가능성에 대해 “현대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며 “군사 동맹의 직접적인 충돌은 세계 3차대전과 한 걸음 차이라는 걸 의미하는 만큼 누구도 이 시나리오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전 휴전 제안과 관련해서는 “1년 반에서 2년간 (우크라이나의) 재무장을 위한 휴식이 아니라 정말 두 국가 사이에 평화롭고 좋은 이웃 관계를 구축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평화협상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6일 우크라이나TV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7월) 파리올림픽 기간 휴전할 것을 요청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푸틴 대통령은 나발니의 사망에 대해서도 처음 입을 열었다. 푸틴 대통령은 “그는 세상을 떠났다”며 “이것은 항상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또 나발니를 ‘나발니 씨’라고 호칭하며, 사망 직전 수감자 교환으로 석방될 수 있었다는 나발니 측근 마리아 페브치흐의 주장이 사실이었다고도 인정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사상 첫 80%대 득표율
18일 러시아 타스통신은 지난 15∼17일 진행된 러시아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푸틴 대통령이 득표율 87.28%(개표율 100% 기준)를 기록했다고 러시아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 대선에서 80%대 득표율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다른 후보인 러시아연방공산당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는 득표율 4.31%, 새로운사람들당의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는 3.85%, 러시아자유민주당의 레오니트 슬루츠키는 3.20%에 그쳤다.
푸틴 대통령은 처음 당선한 2000년 득표율이 52.9%에 불과했지만, 이후 네 번의 선거에서 자신이 세운 최고 득표율을 경신해왔다. 이번 선거 득표율도 2018년(76.7%)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투표율은 74.44%로, 역대 러시아 대선에서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번 대선을 통해 푸틴 대통령은 2000년 이후 30년간 러시아를 통치하게 됐다. 옛 소련 최장수(29년) 지도자 이오시프 스탈린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최대 정적인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투옥 과정에서 사망하는 등 선거 과정에서 사실상 푸틴 대통령의 라이벌이 없었고, 투명 투표함과 전자투표 도입 등으로 비밀 투표 여부에 의구심이 제기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서방 전체에 맞서는 상황에서 강대국의 위상 회복을 느낀 민심이 작용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 백악관은 러시아 대선에 관해 “분명히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권력에 굶주린 독재자’라고 표현하면서 “영원히 통치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방력과 군대 강화할 것”
푸틴 대통령은 당선 일성으로 ‘강한 러시아’를 내세웠다. 그는 당선이 확정된 후 모스크바 선거운동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는 더 강하고 효과적이어야 한다”며 “러시아인의 의지를 외부에서 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무엇보다 우리는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 틀 내에서의 과제를 해결하고 국방력과 군대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는 현재 빠른 속도로 수준 높게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서방 진영에 대한 경고도 날렸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간 충돌 가능성에 대해 “현대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며 “군사 동맹의 직접적인 충돌은 세계 3차대전과 한 걸음 차이라는 걸 의미하는 만큼 누구도 이 시나리오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전 휴전 제안과 관련해서는 “1년 반에서 2년간 (우크라이나의) 재무장을 위한 휴식이 아니라 정말 두 국가 사이에 평화롭고 좋은 이웃 관계를 구축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평화협상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6일 우크라이나TV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7월) 파리올림픽 기간 휴전할 것을 요청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푸틴 대통령은 나발니의 사망에 대해서도 처음 입을 열었다. 푸틴 대통령은 “그는 세상을 떠났다”며 “이것은 항상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또 나발니를 ‘나발니 씨’라고 호칭하며, 사망 직전 수감자 교환으로 석방될 수 있었다는 나발니 측근 마리아 페브치흐의 주장이 사실이었다고도 인정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