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이주민은 사람 아냐" 막말…바이든 향해 "멍청한 대통령" 공격
멕시코산 중국차에 100% 관세폭탄 위협도
"내가 지면 피바다 될 것"…더 험악해진 트럼프 입
11월 미국 대선에서 백악관 복귀를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공개 행사에서 '피바다' 등 거친 표현을 쏟아내고 이주민들을 비하했다.

뉴욕타임스(NYT), CNN 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하이오주 반달리아의 데이턴 국제공항 밖에서 열린 공화당의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 후보의 선거 유세에 참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 경제와 자동차 산업을 언급하면서 11월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하면 외국에서 생산된 자동차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차들에 100% 관세를 매기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겨냥해 "당신은 멕시코에 거대한 괴물 자동차 제조공장들을 짓고 있다"며 "미국인들을 고용하지 않으면 차를 우리에게 팔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내가 당선되지 못하면 전체에 피바다(blood bath)가 될 것이다.

나라에 피바다가 될 것이다"며 "내가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또 다른 선거를 치르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2020년 대선 승리를 빼앗겼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2021년 1월 6일 의사당 폭동 사태와 관련해 복역 중인 이들을 가리켜 "인질들", "믿기 어려울 정도의 애국자들"로 부르며 치켜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이 조작됐다고 주장해왔으며 대선 불복 및 개표 방해 시도, '1·6 의사당 폭동' 선동 등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주민들을 재차 공격했다.

그는 다른 국가들이 감옥에 있던 젊은이들을 국경 밖으로 보내고 있다며 "여러분은 어떤 경우 그들을 '사람들'(people)이라고 부를지 모른다"며 "내 생각에 그들은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중에 젊은 이주민들에 대해 "동물들"(animals)라는 표현까지 썼다.

"내가 지면 피바다 될 것"…더 험악해진 트럼프 입
이와 관련해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주민들을 묘사하는 데 비인간적인 언어를 썼다며 이주민들에 대해 "모욕과 저속함을 이어갔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맞대결 상대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서도 "멍청한(stupid) 대통령"이라고 수차례 불렀다.

NYT는 거의 90분 동안 진행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이 공격과 비꼬는 수사로 채워졌다고 평가했다.

연설에는 원고로 준비된 내용과 즉흥적 발언이 섞여 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원고가 자막처럼 이어지는 텔레프롬프터를 보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시속 35마일(약 56㎞)로 움직이는 깃발을 읽는 것 같다"며 "텔레프롬프터 회사에 돈을 내지 말자"는 농담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대선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대체로 우세했지만 최근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지난 7~13일 실시한 대선 유권자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39%, 트럼프 전 대통령은 38%의 지지(오차범위 ±1.7%포인트)를 각각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