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구리 제련소 감산 합의...美구리 관련주 급등 [원자재 포커스]
구리 광석 품귀로 가격 상승, 이익 급감
출혈경쟁 자제 합의
미국 업체는 반사이익 기대


중국 장시코퍼(Jiangxi Copper), 차이나코퍼, 동릉비철금속(Tongling Nonferrous Metals Group) 진추안 그룹(Jinchuan group)등 대형 구리 제련소들이 구리 광석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구리 제품 생산을 줄이기로 했다. 감산의 여파로 구리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14일 광업 전문매체 마이닝닷컴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구리 제련소들이 베이징에서 회의를 열고 구리 생산량을 감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감축량의 구체적인 비율이나 물량에 대한 합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감산은 현물 시장에서 구리 정광을 처리하는 수수료가 10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마진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중국 제련업체들은 전기차, 풍력·태양에너지 등 그린에너지 전환 관련 분야의 구리 수요 급증에 대비해 지난 1년간 급속히 생산능력을 확장했는데 원료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올해 첫 두 달 동안 중국의 정련 구리 생산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2% 증가한 175만t에 달했다. 반면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같은 기간 구리 정광 수입량은 466만t으로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원자재 시장조사기업 CRU의 브라이언 팽은 "하반기에 중국 이외 지역에서 총 연간 170만t 규모의 새로운 제련소가 신규 가동된다"며 "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13일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에선 구리 계약이 22개월 만에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은 t당 7만460위안(약 9796달러)으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도 구리 가격이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t당 8927달러로 마감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도 구리 가격은 파운드당 4.06달러(t당 8932달러)로 3.3% 상승했다.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구리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뛰었다. 미국 구리 채굴 기업 프리포트맥모란은 전일 대비 7.56% 급등한 43.41달러로, 서던코퍼는 10.06%오른 96.3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캐나다의 텍리소시스와 퍼스트퀀텀미네럴스 역시 10% 내외의 상승 폭을 기록했다.

다만 생각대로 구리 시장이 호황을 맞을지는 미지수다. 중국의 경기 침체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SHFE가 모니터링하는 창고의 구리 재고는 연초 3만905t에서 지난 8일 기준으로 23만9245t으로 가파르게 증가한 상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