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 사직위기 '고조'…정부, 증원배분 속도 "비수도권 80%"(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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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 "업무개시 명령 부당"…ILO에 '개입해달라' 요청
정부 "'협상 안하면 환자 생명 위태로워져'식 협상 응할 수 없다"
대학별 정원 결정에 '속도'…'비수도권 80% 배정' 원칙 정해 의대교수들의 집단사직 움직임이 커지는 가운데, 전공의들이 정부의 업무개시 명령이 부당하다며 국제기구에 개입을 요청하고 나서면서 갈등이 더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에게 의료현장에 돌아올 것을, 의대교수들에게는 병원에서 떠나지 말 것을 각각 호소하는 한편, "정원 문제를 두고 특정 직역과 협상하는 사례는 없다"며 강경 자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특히 늘어난 의대 정원을 '수도권 20%, 비수도권 80%'로 배분하기로 하는 등 대학별 배분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 정부와 의사 사이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 전공의, ILO에 개입 요청…의대 교수들, 내일까지 사직 결정
그동안 정부와의 대화에 나서지 않고 좀처럼 입장을 발표하지도 않던 전공의들은 전날 한 방송 뉴스를 통해 국제노동기구(ILO)에 개입을 요청한 사실을 알렸다.
인턴과 레지던트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ILO에 긴급 개입 요청 서한을 발송했다"며 "ILO는 제29호 '강제 또는 의무 노동에 관한 협약 조항'을 통해 비자발적으로 제공한 모든 형태의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을 금지하고 있고, 한국 국회는 2021년 2월 해당 협약을 비준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2천명 의대 증원 등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하자 다수의 전공의가 병원을 떠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정부는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집단 연가 사용 불허 및 필수의료 유지명령,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 업무개시명령 등 행정명령을 남발하고, 의사면허 정지 사전통지서를 발송하며 형사고발을 예고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은 정당한 조치이며, ILO 협약 적용 제외 대상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브리핑에서 "ILO 29호 협약은 '국민 전체 또는 일부의 생존이나 안녕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에 대해 예외를 적용하고 있다"며 "현재 진료 차질 등이 벌어져 국민의 생존과 안녕이 위협받는 상황이므로 협약 적용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전공의들이 요청한 개입(Intervention)이 공식적인 절차인 '제소'와 다른 만큼, ILO가 권고 등의 후속조치를 내리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동부에 따르면 ILO 사무국은 통상 개입 요청이 들어오면 해당 정부에 의견을 요청하고, 이를 개입을 요청한 단체에 전달한 후 종결하는 절차를 밟는다.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 여부를 정하겠다고 밝힌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며 의료 현장의 혼란이 더 극심해질 수 있다는 위기도 커지고 있다.
전국 19개 의대 교수들은 12일 밤 회의를 열고 오는 15일까지 사직서 제출 여부에 대한 논의를 마치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이날 저녁 온라인 회의를 열고 의대생들의 집단휴학과 전공의 미복귀 사태 등을 논의한다.
대학에서는 의대생들의 휴학 러시가 계속되면서 집단유급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유효 휴학 신청 건수는 누적 6천51건이 됐다.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의대 재학생(1만8천793명)의 32.2% 수준이다.
많은 대학에서는 수업일수의 4분의 1 혹은 3분의 1을 초과해 결석하면 F 학점을 부여하고, F 학점이 하나라도 있으면 유급 처리한다.
유급이 되면 휴학과 달리 등록금을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는데, 이날 일부 대학은 수업 일수의 4분의 1이 지나는 시점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이날 2024년 제1차 국·공립대학교총장 협의회에 참석해 의대 학생 피해를 줄이고 정상적인 학사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대학이 학생들의 수업 복귀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오 차관은 의대 정원 증원으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험생의 준비 시간과 대학 학사일정을 고려하여 늦지 않게 대학별 의대 정원을 배정해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의대 증원 80%, 비수도권 배정…"지역거점병원 키울 것"
정부는 전공의들과 의대 교수들을 달래면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경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박민수 차관은 브리핑에서 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 움직임에 대해 "정부가 정원 문제를 두고 특정 직역과 협상하는 사례는 없다"며 "'협상하지 않으면 환자의 생명은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식의 제안에는 더더욱 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의대 정원 배분의 원칙을 세우면서 대학별 정원 확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2천명으로 증원한 2025년 의과대학 정원을 각 의대에 배정하는 작업을 조만간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의료 개혁을 위해 의대 정원을 증원해야 한다는 기본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에 따라 후속 대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특히 증원한 의대 증원을 수도권에 20%, 비수도권에는 80% 정도로 배분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거점대학 의대의 경쟁력을 확실하게 키우고, 의대 정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대학의 정원을 늘려서 경쟁력을 갖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교육부 주도로 이같이 의료 개혁 작업의 원칙을 정한 뒤 내달 마무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의사들의 증원계획 철회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연일 '의료개혁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이날은 중대본 회의와 브리핑을 통해 '맞춤형 지역수가' 등을 도입해 국립대병원을 수도권 '빅5' 대형병원 수준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의료 수요와 의료진 확보 가능성 등 의료 공급 요소를 지표화한 '의료 지도'를 만들어 지역 상황에 맞게 수가를 책정·지급하는 '맞춤형 지역수가'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일본의 '지역의료개호 종합 확보기금'을 참고해 '지역의료발전기금'의 신설도 검토한다.
의대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현행 40%에서 대폭 올리고, 의대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의대생 실습 지원 프로그램 등 '지역·필수의료 교육' 내용도 강화한다.
앞서 발표한 대로 지역에서 근무할 '계약형 필수의사제' 도입을 추진하고, '1천명 이상' 국립대 의대 교수 증원 계획도 속도를 높인다.
/연합뉴스
정부 "'협상 안하면 환자 생명 위태로워져'식 협상 응할 수 없다"
대학별 정원 결정에 '속도'…'비수도권 80% 배정' 원칙 정해 의대교수들의 집단사직 움직임이 커지는 가운데, 전공의들이 정부의 업무개시 명령이 부당하다며 국제기구에 개입을 요청하고 나서면서 갈등이 더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에게 의료현장에 돌아올 것을, 의대교수들에게는 병원에서 떠나지 말 것을 각각 호소하는 한편, "정원 문제를 두고 특정 직역과 협상하는 사례는 없다"며 강경 자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특히 늘어난 의대 정원을 '수도권 20%, 비수도권 80%'로 배분하기로 하는 등 대학별 배분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 정부와 의사 사이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 전공의, ILO에 개입 요청…의대 교수들, 내일까지 사직 결정
그동안 정부와의 대화에 나서지 않고 좀처럼 입장을 발표하지도 않던 전공의들은 전날 한 방송 뉴스를 통해 국제노동기구(ILO)에 개입을 요청한 사실을 알렸다.
인턴과 레지던트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ILO에 긴급 개입 요청 서한을 발송했다"며 "ILO는 제29호 '강제 또는 의무 노동에 관한 협약 조항'을 통해 비자발적으로 제공한 모든 형태의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을 금지하고 있고, 한국 국회는 2021년 2월 해당 협약을 비준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2천명 의대 증원 등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하자 다수의 전공의가 병원을 떠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정부는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집단 연가 사용 불허 및 필수의료 유지명령,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 업무개시명령 등 행정명령을 남발하고, 의사면허 정지 사전통지서를 발송하며 형사고발을 예고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은 정당한 조치이며, ILO 협약 적용 제외 대상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브리핑에서 "ILO 29호 협약은 '국민 전체 또는 일부의 생존이나 안녕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에 대해 예외를 적용하고 있다"며 "현재 진료 차질 등이 벌어져 국민의 생존과 안녕이 위협받는 상황이므로 협약 적용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전공의들이 요청한 개입(Intervention)이 공식적인 절차인 '제소'와 다른 만큼, ILO가 권고 등의 후속조치를 내리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동부에 따르면 ILO 사무국은 통상 개입 요청이 들어오면 해당 정부에 의견을 요청하고, 이를 개입을 요청한 단체에 전달한 후 종결하는 절차를 밟는다.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 여부를 정하겠다고 밝힌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며 의료 현장의 혼란이 더 극심해질 수 있다는 위기도 커지고 있다.
전국 19개 의대 교수들은 12일 밤 회의를 열고 오는 15일까지 사직서 제출 여부에 대한 논의를 마치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이날 저녁 온라인 회의를 열고 의대생들의 집단휴학과 전공의 미복귀 사태 등을 논의한다.
대학에서는 의대생들의 휴학 러시가 계속되면서 집단유급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유효 휴학 신청 건수는 누적 6천51건이 됐다.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의대 재학생(1만8천793명)의 32.2% 수준이다.
많은 대학에서는 수업일수의 4분의 1 혹은 3분의 1을 초과해 결석하면 F 학점을 부여하고, F 학점이 하나라도 있으면 유급 처리한다.
유급이 되면 휴학과 달리 등록금을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는데, 이날 일부 대학은 수업 일수의 4분의 1이 지나는 시점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이날 2024년 제1차 국·공립대학교총장 협의회에 참석해 의대 학생 피해를 줄이고 정상적인 학사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대학이 학생들의 수업 복귀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오 차관은 의대 정원 증원으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험생의 준비 시간과 대학 학사일정을 고려하여 늦지 않게 대학별 의대 정원을 배정해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의대 증원 80%, 비수도권 배정…"지역거점병원 키울 것"
정부는 전공의들과 의대 교수들을 달래면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경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박민수 차관은 브리핑에서 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 움직임에 대해 "정부가 정원 문제를 두고 특정 직역과 협상하는 사례는 없다"며 "'협상하지 않으면 환자의 생명은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식의 제안에는 더더욱 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의대 정원 배분의 원칙을 세우면서 대학별 정원 확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2천명으로 증원한 2025년 의과대학 정원을 각 의대에 배정하는 작업을 조만간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의료 개혁을 위해 의대 정원을 증원해야 한다는 기본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에 따라 후속 대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특히 증원한 의대 증원을 수도권에 20%, 비수도권에는 80% 정도로 배분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거점대학 의대의 경쟁력을 확실하게 키우고, 의대 정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대학의 정원을 늘려서 경쟁력을 갖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교육부 주도로 이같이 의료 개혁 작업의 원칙을 정한 뒤 내달 마무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의사들의 증원계획 철회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연일 '의료개혁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이날은 중대본 회의와 브리핑을 통해 '맞춤형 지역수가' 등을 도입해 국립대병원을 수도권 '빅5' 대형병원 수준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의료 수요와 의료진 확보 가능성 등 의료 공급 요소를 지표화한 '의료 지도'를 만들어 지역 상황에 맞게 수가를 책정·지급하는 '맞춤형 지역수가'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일본의 '지역의료개호 종합 확보기금'을 참고해 '지역의료발전기금'의 신설도 검토한다.
의대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현행 40%에서 대폭 올리고, 의대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의대생 실습 지원 프로그램 등 '지역·필수의료 교육' 내용도 강화한다.
앞서 발표한 대로 지역에서 근무할 '계약형 필수의사제' 도입을 추진하고, '1천명 이상' 국립대 의대 교수 증원 계획도 속도를 높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