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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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폴더블시장에서 지난해 4분기 삼성디스플레이(36%)가 중국 BOE(42%)에 시장 점유율 1위를 내준 것(시장조사업체 DSCC 기준)이다. ‘일시적인 현상’이란 당시 진단과 달리 충격파는 커지고 있다. 올 1분기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하는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에서도 중국 기업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왕좌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의 폴더블 공세가 ‘애국 소비’ 바람을 타고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1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1분기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 전망치(매출 기준)는 BOE가 54.3%, 삼성디스플레이가 28.9%다. BOE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출하량은 256만 대로 삼성디스플레이(125만 대)보다 두 배 넘게 많을 것으로 예측됐다. 시점에 차이는 있지만 DSCC에 이어 옴디아까지 폴더블 디스플레이시장에서 BOE의 삼성전자 역전을 공식화한 것이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마저 中에 추월…"믿을 건 신형 갤럭시 폴드"
국내 디스플레이업계에선 화웨이의 1분기 폴더블 신형 스마트폰 출시에 맞춰 BOE가 납품량을 늘렸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오는 3분기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가 2분기부터 주문을 본격화하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재역전은 시간문제란 게 국내 업계의 평가다.

하지만 ‘찻잔 속 태풍’으로 치부하기엔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스마트폰을 제작하는 화웨이, 아너 등이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서다. 작년 3분기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폴더블 제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6% 늘어났다. 삼성 폴더블폰 대비 30% 정도 저렴한 가격, 미국과 중국 간 갈등에 따른 애국 소비가 중국 폰 판매량 증가에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폴더블폰 돌풍은 올 1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엔 화웨이의 메이트X5(책처럼 접는 형태), 포켓2(조개껍데기처럼 접히는 모양) 등이 중국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안방에서 판매량이 급증함에 따라 화웨이는 1분기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에서 세계 1위에 오를 전망이다. DSCC는 지난 11일 보고서를 통해 1분기 화웨이의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을 약 40%, 삼성전자는 10%대 후반으로 제시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신제품이 없는 시기에 중국 업체들이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늘려 점유율이 역전될 것 같다”고 말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폴더블폰을 판매하는 삼성전자는 ‘초격차’ 전략 마련에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율(전체 생산품에서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을 끌어올리고 테두리(베젤) 제조 방식을 변경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원조로서 중국 제품 대비 성능 우위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중국의 폴더블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하반기 ‘갤럭시 Z폴드·플립6’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급형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전략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