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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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 기업이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12일(현지시간) 영국 자산운용사 야누스 헨더슨의 ‘글로벌 배당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글로벌 배당금은 약 1조6600억달러(약 220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최대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한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로 애플, 엑손 모빌 등이 뒤를 이었다. 벤 로프트하우스 야누스 헨더슨 글로벌 주식 소득 담당 총괄은 “대부분의 업종에서 기업의 현금흐름이 강세를 유지해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에 충분한 화력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연도별 글로벌 기업 배당금(자료=야누스 헨더슨)
연도별 글로벌 기업 배당금(자료=야누스 헨더슨)
산업별로 보면 역대급 배당금 기록에는 은행업계가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이자율 덕분에 마진이 상승해 배당 재원을 늘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는 지난해 순이익이 496억달러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해 웰스파고, 모건스탠리 등은 분기별 배당금을 인상한다고도 밝혔다.

다만 중국 은행들은 은행업계의 ‘배당 붐’에서 제외됐다고 야누스 헨더슨은 전했다. 야누스 헨더슨 관계자는 “호주 광산업체 BHP, 영국 광산업체 리오틴토, 브라질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 등 대기업이 배당금을 삭감해 전체 배당금 증가분을 상쇄했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세계 상장기업의 대부분(86%)은 지난해 배당금을 전년 대비 늘렸거나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지역별로는 유럽(영국 제외)의 배당이 전년 대비 10.4%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야누스 헨더슨은 올해 총배당금이 작년보다 3.6% 늘어난 1조7200억달러일 것으로 추정하
고 있다. 로프트하우스 총괄은 올해에는 은행 배당의 급격한 증가세가 둔화하는 대신 광업 부문의 배당금 감소폭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 안정으로 석유업종의 배당은 잘 유지될 것”이라며 “헬스케어, 식품, 기초 소비재 등 대형 (경기) 방어업종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