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6일 태국 치앙마이행…친지 방문·치료 목적으로 여행 신청
'가석방' 탁신 전 총리, 17년만에 고향방문…"지지층 결집" 분석
8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6개월 만에 가석방된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17년만에 고향인 치앙마이를 찾기로 해 현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국 법무부는 탁신 전 총리의 14∼16일 치앙마이 방문을 허가했다.

가석방 기간 그는 해외로 나갈 수 없으며, 거주지 방콕을 벗어나려면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탁신 전 총리는 고향 친지들을 만나고 대체의학 치료를 받으려는 목적으로 치앙마이 여행 승인을 요청했다.

그는 부모 등 가족 묘소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치앙마이 방문은 17년 만으로 가석방 이후 첫 공식 외출이라 정치권도 들썩이고 있다.

탁신 전 총리 세력 정당인 푸아타이당 의원들은 하원 회의에 불참하고 대거 치앙마이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타 타위신 총리도 15∼17일 대기오염과 마약 문제 등을 점검하기 위해 치앙마이에 방문할 예정이어서 탁신 전 총리와 만날 것으로 관측된다.

치앙마이는 탁신 전 총리의 정치적 근거지다.

그는 총리 시절 포퓰리즘 정책으로 농민과 도시 빈민층 등 '레드 셔츠' 지지자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치앙마이가 있는 북부 지역은 특히 탁신 가문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탁신 계열 정당은 2000년대 들어 선거에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었지만, 지난해 5월 총선에서 전진당(MFP)에 제1당 자리를 내줬다.

전진당은 방콕 33개 지역구 중 32곳을 휩쓸었을 뿐만 아니라, 치앙마이에서도 10곳 중 7곳을 차지했다.

비평가들은 탁신 전 총리의 치앙마이 방문에 대해 지지층과 유대를 강화하고 지지 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2001∼2006년 총리를 지낸 탁신은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뒤 2008년 부패 혐의 등의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도피했다.

작년 8월 22일 귀국한 그는 징역 8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됐지만, 첫날 밤 건강상 이유로 경찰병원으로 이송됐다.

왕실 사면으로 형량이 1년으로 줄었고, 수감 6개월 만인 지난달 18일 가석방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