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워렌버핏, 버크셔 ETF
신성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의 ETF 심층해부
워렌버핏 애플 매도 후에도 비중은 증가
‘KBSTAR ETF’ 버크셔해서웨이 27% 담아

공정한 가격에 위대한 사업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저렴한 가격의 적당한 사업보다 우월하다. ( "A great business at a fair price is superior to a fair business at a great price.")

오마하의 현인 워렌버핏의 오랜 파트너 찰리멍거의 명언이다. 지금은 세상을 떠났지만 다른 사람이 버린 담배꽁초를 줍는 식의 워렌버핏 가치 투자를 지금의 성공적인 버크셔해서웨이식 가치 투자로 진화하게 만든 투자철학이다. 워렌버핏의 지주회사 버크셔해서웨가 S&P500지수 PER(주가수익비율) 22.9배 보다 높은 26배, 43배의 애플과 무디스를 보유하고 있는 이유다.

워렌버핏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기업은 매수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성장주 또는 테마주로 불리는 종목들이다. 하지만 확신한 종목은 장기투자 한다. 미국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빅테크 주식 묶음 테마가 FANG에서 Maginificent7으로 변화하는 동안 버크셔는 APPL 한 종목만 장기투자 하고 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에 가려져 있지만 애플의 5년 수익률은 310%이다. 3년전 일본상사 주식매수의 수익률이 S&P500의 8배로 이번에도 워렌 버핏이 맞았다는 기사는 시장에 흔들리지 않는 워렌 버핏의 투자법을 다시한번 검증해 주고 있다.

지난달 27일 KB자산운용에서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추종하는 ETF(“KBSTAR 버크셔포트폴리오”)를 상장했다. 27.5%는 버크셔해서웨이 주식을 매수하고 72.5%는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된 보고서를 기반으로 주식 포트폴리오 상위 10종목을 매수한다. 총 11종목인데 버크셔해서웨이를 제외한 주식은 최대 25% 제한을 두었다.

주식 포트폴리오의 구성 종목들을 보면 애플이 23.4%로 두번째 보유 종목이다. 얼마전 버크셔에서 애플을 매도했다는 기사가 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던 적이 있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를 보면 애플은 여전히 버크셔 주식 포트폴리오의 50.09%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식수 기준으로 보유주식의 1%를 매도했지만 시가총액 비중은 오히려 직전 분기 50.04%보다 소폭 증가했다. AI 경쟁에서 늦은 감이 있고, 완전자율주행 프로젝트를 중단했지만 여전히 강력한 “i-OS” 생태계와 Vision Pro로 시작된 “공간컴퓨팅”의 주도권을 고려하면 여전히 버크셔 포트폴리오의 50%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생각해 볼 대목이다.

다음으로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코카콜라 순이다. 대부분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라고 불리우는 독점적 경쟁력 또는 브랜드 파워를 보유한 소비재와 미국의 경제 인프라에 해당하는 기업들이다. 포트폴리오의 가중평균 PER은 21.08배로 S&P500 22.96보다 낮다. 핵심은 여전히 사업 모델의 선택과 장기투자이다.
버크셔 ETF
버크셔 ETF
빠른 업종과 테마별 순환매로 일관된 투자철학을 지켜 나가기 어려운 때이다. 이런 시기에 따분해 보일 수 있지만 검증된 워렌버핏 포트폴리오를 보며 기본에 충실한 투자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추천해 볼 만한 일인 것 같다.

신성호 연구위원 s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