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부담 소화해낸 美 증시…엔비디아 7% 오라클 12% 급등
매크로 불확실성 해소…코스피 상승 출발 예상
[마켓뷰] "미국 물가보단 엔비디아 반등이지"…2,700선 넘나
13일 국내 증시는 전날 코스피가 예상외의 반등으로 1년 9개월 만의 최고치를 찍은 여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날 코스피는 이차전지주, 바이오 등 업종의 강세에 힘입어 전 거래일보다 0.83% 오른 2,681.81을 기록, 2,680선을 하루 만에 탈환했다.

코스닥지수도 상승률이 1.57%에 달했다.

이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의 혼조세와 엔비디아, AMD 등 인공지능(AI) 반도체주의 하락으로 인해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이 제한될 것이라던 증권가의 예상을 뒤집은 결과다.

간밤에 주시했던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금리인하 기대를 후퇴시켰음에도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회복했다.

12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2% 올라 종가 기준 최고가 기록을 3거래일 만에 갈아치웠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6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4%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은 물가지표보다 연이틀 조정을 받으며 고점 우려를 키우던 엔비디아의 반등에 주목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이 엔비디아와 새로운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를 계약한다고 발표하면서 7.16% 오르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AI 반도체 대장주의 상승에 힘입어 슈퍼마이크로컴퓨터(7.66%), 메타(3.34%), 마이크로소프트(2.66%), AMD(2.20%) 등도 상당 폭으로 올랐다.

오라클은 '깜짝 실적' 발표로 주가가 11.75% 급등했다.

시장 예상을 웃돈 물가 지표는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앞서 지난달 이미 1월 물가 충격을 소화한 만큼 이번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해 1월(3.1%) 대비 상승 폭이 커졌다.

시장 예상치(3.1%)는 소폭 상회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월 CPI가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해소됐다"며 "미 증시는 2월 CPI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와 AI 수요 증가에 따른 오라클 호실적 발표에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상승했다"고 풀이했다.

국내 증시도 2월 미국 물가 주의보가 해제됨에 따라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코스피 2,700선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지원·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주거비와 유가 상승에 미 CPI가 예상을 상회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기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시장은 해석했다"며 "물가 지표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 엔비디아 등 기술주 강세에 국내 증시도 상승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석환 연구원은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증시 호조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와 원/달러 환율의 안정적 흐름이 국내 증시 상승 기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라며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에 대한 강한 기대감에 따라 반도체 생산, 장비·소재 등 밸류체인 전반에 긍정적 낙수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가 0.4~0.7% 상승 출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