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영현 "마무리라는 말에 부담 느꼈다가 이젠 설레"
박영현은 12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SSG 랜더스를 상대로 치른 프로야구 시범경기에 6회 구원 등판해 삼진 3개를 솎아내며 2이닝을 퍼펙트로 요리했다.
김재윤이 지난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뒤 kt wiz의 마무리 자리는 박영현에게 돌아갔다.
프로 2년 차인 지난 시즌 셋업맨으로 3승 3패 4세이브 32홀드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작성한 박영현이 올해부터 뒷문을 잠그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약관의 어린 나이를 무색게 하는 두둑한 배짱과 강심장이 박영현의 트레이드 마크다.
박영현은 경기를 마치고 나서 "마무리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초반에 좋지 않을 땐 부담을 많이 느꼈지만, 최근 내 공이 좋아지는 게 보이면서 이제는 마무리라는 말에 설레기도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팀 승리를 매조지는 그 짜릿함에 서서히 적응해간다는 뜻으로 들렸다.
지난 9일 LG 트윈스와 치른 첫 시범경기 등판(1⅓이닝 1실점)보다는 나았지만, 박영현은 "지금까지는 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에서 비 때문에 등판 기회를 놓쳐 실전 감각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 박영현은 페이스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강철 감독은 박영현의 투구 수가 모자란다고 판단해 9일과 12일 시범경기 등판에서 일부러 1이닝 이상을 더 던지게 했다.
박영현은 "오늘 경기에서도 좋아지는 게 보였고, 체인지업과 속구 등 마음에 들게 던진 공이 있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며 오는 23일 정규리그 개막 전까지 그런 공을 더욱 많이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영현은 미국프로야구(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평가전을 치르는 야구대표팀에 합류하기 전 1이닝 정도 시범경기에서 더 던질 참이다.
마무리로서 올해 박영현의 목표는 "안 다치는 게 중요하며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잘 던지자는 것"이라며 "마무리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지난 6일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일본에서 귀국하면서 박영현은 샌디에이고와의 평가전에서 상대 팀 간판타자 매니 마차도에게 홈런을 맞고 싶다는 독특한 목표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박영현은 "당시 그 말을 하고 코치님들에게 꾸지람을 들었다"며 "마차도를 삼진으로 잡고 싶다고 기사를 바꿔주시면 안 되느냐"고 웃으며 귀엽게 항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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