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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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진한 흐름을 이어온 조선주가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선박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주가는 각각 10.40%, 10.02%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7.37%)을 소폭 웃돌았다. 조선3사로 꼽히는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1월 초부터 이날까지 주가가 26.36% 급등했다.

조선주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조선업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다 이후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하반기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다. 여기에 선박 원가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이 예년보다 2배 가까이 오르며 수익성에 직격탄을 안겼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부터는 조선업종이 진짜 슈퍼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공행진 중인 선박 가격이 대표적인 이유다. 영국의 조선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신조선가지수는 181.81를 기록했다. 신조선가지수가 180선을 넘은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신조선가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중고선가지수(165.37)도 7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선박 발주량도 꾸준히 늘며 '피크 아웃' 우려감을 지우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240만GT로,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높아진 선박 가격이 반영되며 금액 기준으로는 17% 증가했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은 두 달 만에 선박 6척을 수주하며 연간 수주 목표액(135억달러)의 53%를 채우는 데 성공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선박 가격이 역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빠른 실적 개선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조선업을 둘러싼 주변 여건도 우호적이라는 평가다.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와 발틱건화물선지수(BDI)는 현재 각각 1885포인트(p), 2377p 수준에 형성돼 있다. 1년 전과 비교해 102.5%, 66.9% 올랐다. 통상적으로 선사들은 해상운임이 높은 시기에 선박 발주를 늘리는 경향이 있는 만큼, 추가적인 선박 수주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물동량은 지난해보다 3.7% 늘어날 전망"이라며 "유럽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규제는 노후선 해체와 선박 교체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