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단체 '겨레하나' 출신 후보 선정 논란에 "국민 눈높이 미부합 우려"
더불어민주연합 차원 재논의시 시민사회 측 반발 예상
민주 "시민단체몫 비례대표 후보에 심각한 우려"…재논의 가능성도
더불어민주당은 11일 야권 연합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시민사회 몫 비례대표 후보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더불어민주연합 차원의 재논의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후보들을 추천한 시민사회 측과 갈등도 예상된다.

민주당 김민석 상황실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 시민사회가 추천하는 국민 후보 4인의 선정 결과를 놓고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하는 민주당(20명)과 진보당(3명), 새진보연합(3명), 시민사회단체 연합정치시민회의(4명)는 각각 비례대표 후보를 선정하되, 상징성이 큰 1번은 시민사회 몫으로 주기로 합의한 상태다.

시민사회 몫 후보 4명으로는 전날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 정영이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구례군농민회장,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이 선발됐는데, 특히 반미단체인 '겨레하나' 출신 전지예 위원이 여성 1위로 비례대표 후보에 선정된 것을 두고 민주당 지도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사회 추천 후보를 첫 순서에 넣고 여성을 우선 배치한다는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 순번 원칙을 그대로 따른다면 전 운영위원이 '비례 1번'을 받게 된다.

비례대표 후보 1번은 해당 정파의 정치 철학과 공약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존재다.

민주당 지도부는 상징성이 큰 만큼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를 내세워야 하는 비례 1번에 전 위원이 적합한 후보인지를 놓고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 당직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회의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우려가 상당히 분출했다"며 "비례대표 후보 1번에 대해서는 총의를 모으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내심 비정규직, 장애인, 플랫폼 노동자 등이 시민사회 몫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되길 바랐으나 국민 후보 4인의 면면은 기대와 달랐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여당이 겨레하나 출신이라는 전 위원의 이력을 두고 공세를 강화하는 것도 민주당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 위원의 비례대표 후보 선정을 두고 "(민주당의) 이번 총선 공약은 한미연합훈련 반대와 주한미군 철수인가.

반미인가"라며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인사가 비례 1번으로 선정되는 걸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이어질 경우 더불어민주연합 최고위원회 차원에서 후보 추천을 재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김 상황실장은 "지난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 합의에 정해져 있는 대로, 더불어민주연합이 각 당과 시민사회가 추천한 비례대표 후보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게 철저히 검증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며 재논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 관계자도 통화에서 "각 단위가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고 추천할 경우 문제가 있으면 다시 돌려보내 재추천을 받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다"며 "더불어민주연합이 나서 재추천을 의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더불어민주연합 차원의 재논의가 이뤄지면 시민사회 측은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정치시민회의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 위원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총학생회장 시절 반값 등록금 운동에 앞장섰고, 현재 금융정의연대에서 청년들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을 평가받아 여성 1위 후보로 선출됐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