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오른쪽)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앰플리파이 파트너 콘퍼런스’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오른쪽)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앰플리파이 파트너 콘퍼런스’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PC가 스마트폰에 이은 차세대 인공지능(AI) 전쟁터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컴퓨터 제조업체가 앞다퉈 AI PC를 출시하고 있는 데다 AI업계 최고 스타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AI PC를 “윈도 95 이후 가장 큰 혁명적 변화”라고 치켜세운 여파다. 지난 2년간 역성장했던 PC 판매량도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황 CEO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휴렛팩커드(HP)가 주최한 ‘앰플리파이 파트너 콘퍼런스’에서 “PC의 위대한 르네상스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31년간 IT(정보기술) 기업 CEO로 일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변화에 직면했다”며 “AI PC는 30년 만에 온 혁명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PC는 지식을 습득하는 데 가장 영향력 있는 수단”이라며 PC의 부활을 예고했다.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입지가 줄어든 PC가 AI를 달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황 CEO는 “PC 효율이 10~15배 올랐다”며 “이제 사람의 언어로 AI에 지시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반도체 제조업체 AMD의 리사 수 CEO도 “(AI PC가 보급되는) 2024년은 AI 기술 채택을 위한 중요한 해”라며 “AI가 모든 영역에서 생산성을 높이고 창의력을 증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올해 글로벌 PC 출하량이 작년보다 8% 늘어난 2억6700만 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2년 연속 역성장했던 PC 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카날리스는 “주요 제조사가 AI PC를 출시하면서 PC 교체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HP는 AI를 적용한 노트북과 데스크톱을 여럿 선보였다. 엘리트 시리즈를 포함한 주요 제품에 AI 연산을 전담하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장착했다. 최상위 모델인 엘리트 1040의 경우 AI 기술로 그래픽 성능을 대폭 향상하고 전력 사용량을 38% 줄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AI 노트북인 ‘갤럭시북4’ 시리즈를 출시했다. NPU를 적용해 머신러닝, 딥러닝 등 AI 작업을 지원한다. LG전자도 올 1월 AI 프로세서를 장착한 ‘LG 그램 프로’를 출시했다. 세계 최대 PC 업체 레노버, 미국 델테크놀로지 등도 지난달 AI PC를 공개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AI PC 출시에 힘입어 내년까지 PC 시장이 활황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