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필리핀에 ‘특수선 엔지니어링 사무소’를 열었다고 7일 발표했다. 2030년 1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남아시아 함정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대표(부사장)는 “필리핀 특수선 엔지니어링 사무소는 글로벌 특수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핵심 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에 인도한 함정에 대해 기술 지원, 보증 수리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 사무소 설립의 목적이다. 이를 위해 특수선 사업부에 소속된 설계 엔지니어, MRO(유지·보수·정비), 영업 직원을 파견한다.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필리핀에 군수지원센터를 설립한 이후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필리핀은 태평양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관문으로 통한다. 현지 정부가 해군력을 증강하기 위해 ‘호라이즌 사업’을 진행하는 등 투자를 늘리는 이유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정부로부터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총 10척의 함정을 수주했다. 현재 초계함 2척, 원해경비함 6척 등을 건조 중이다. 함정을 수주해 납품한 이력이 있는 만큼 향후 수주전에서도 유리할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 사무소를 발판 삼아 다양한 동남아 국가로 수출 시장을 확대한다. 태국, 베트남 등과도 방산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잠재 수요를 발굴할 계획이다. 영국 군사정보기업 제인스에 따르면 동남아 국가의 해양방산 지출 규모는 2023년 80억달러에서 2030년 100억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2030년 특수선 사업 매출을 2조원으로 키우겠다는 것이 HD현대중공업의 목표다. 지난해 특수선 사업 매출은 4188억원이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