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정보기술 "의료 데이터 플랫폼 확대…'K-소프트웨어' 기술 알릴 것"
“미소정보기술은 멀티모달 데이터 플랫폼(MDP)과 임상 연구 최적화 통합솔루션을 양대 축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 성장을 이어가겠습니다.”

최근 서울시 강남구 본사에서 만난 안동욱 미소정보기술 대표는 “지난해 말 개발을 마친 ‘스마트빅(smartbiG)’과 ‘크라스(Clinical Research as a Service, CRaaS)’의 공급을 올해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소정보기술은 2006년 설립 후 사업 초기부터 데이터 중심의 사업을 해왔다. 안 대표는 빅데이터 트렌드에 따라 ‘수많은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다루며 이를 발전시켜 유통할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MDP는 안 대표의 이 같은 고민에서 탄생했다. 그는 “데이터의 중요성이 끊임없이 강조되고 있지만, 여전히 수집에 머무른 채 이를 활용하는 단계까지 가지 못하고 데이터를 쌓아두는 상태에 머물러 있다”며 “이에 데이터를 일괄적이고 전문적으로 처리함으로써 통합된 의료 데이터를 쉽고 빠르게 제공하고 임상 연구에도 활용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병원 데이터는 전문적인 처리와 활용이 더욱 어렵다고 했다. 수기 기록과 환자 바이털 정보, 엑스레이와 초음파 이미지 등 다양한 유형의 자료가 있어서다. 특히 차트 기록지나 판독문 등 글로 된 비정형 데이터가 전체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그러나 기존 클리니컬 데이터 웨어하우스(CDW) 영역에선 환자 진료 기록 데이터인 전자의무기록(EMR) 데이터나 처방 전단 시스템(OCS) 등 정형 데이터에 대해서만 구축해 관리해왔다. 정형과 비정형 데이터를 통합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아 업무에 효율성이 떨어졌다.

미소정보기술은 모든 유형의 정형 및 비정형 데이터를 통합 활용해 의료 환경에서 쓰기 적합한 플랫폼인 ‘스마트빅(smartbiG)’을 개발했다. 스마트빅은 데이터 등록부터 분류체계, 단어사전 구축을 통한 자연어 처리, 분류·분석, 텍스트 분석, 데이터 후처리 등을 실시간 분석하며 기업·공공기관의 내부 문서 보안을 강화했다.

안 대표는 “챗GPT 등 생성형 AI 기술의 확산으로 텍스트를 넘어 음성, 이미지, 영상 등 데이터 형태의 구분 없이 처리하는 멀티모달(Multi-Modal)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정형 및 비정형 데이터를 모두 다루는 플랫폼으로는 스마트빅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스마트빅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남대병원에 맞춤형 의료 통합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안 대표는 “병원에 축적된 의료 데이터를 통합하는 것은 물론, 데이터 수집부터 의료 연구와 신약, 서비스 개발 및 교육까지 제공해 병원 및 의료기관에 최적의 의료 연구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소정보기술은 스마트빅을 광범위한 헬스케어 영역에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단 및 헬스케어 의료기기나 건강기능식품 기업과의 연계도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다. 안 대표는 “건강 관련 데이터와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업 영역과 연결해 플랫폼의 가치를 높여갈 것”이며 “스마트빅이 의료 데이터 처리의 포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업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병원을 넘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도 하나의 목표다. 폐쇄형 클라우드 환경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안 대표는 “우주항공이나 에너지 산업군 등과도 미소정보기술의 플랫폼 활용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300억원 매출 목표…‘K-소프트웨어’ 기술 알리겠다”

미소정보기술은 지난해 12월 업무 흐름(워크플로우)의 전 과정을 통합 제공하는 임상 연구 지원 통합솔루션 크라스에 대해서도 1차 개발을 마쳤다. 회사는 크라스의 개발을 위해 건국대병원과 협업해 왔다.

이 솔루션은 국내 병원 및 의료기관 등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의료 데이터의 수집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분석 및 활용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통합솔루션으로 제공한다.

안 대표는 “기존 임상 연구 방식의 한계를 넘어 임상시험의 계획과 설계부터 수행관리, 분석, 보고를 아우르는 전 과정에서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데이터 품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병원 내 모든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수립해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연구 복잡성과 운영 위험을 최소화하는 등 임상 전반에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크라스의 도입으로 의료 현장에서 데이터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병원 데이터를 연구목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선 관련 법령에 따라 생명윤리위원회(IRB)와 데이터심의위원회(DRB) 심의 절차가 진행됐다. 이에 절차가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크라스가 도입되면 데이터 신청 및 접수·평가·결과보고서 등 전 과정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올해는 스마트빅과 크라스를 양대 축으로 내세우는 ‘투 트랙’ 전략을 통해 미소정보기술의 플랫폼 기술을 전방위적으로 확산시킬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다양한 산업군에서 많은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플랫폼 공급 및 파트너십 등을 통해 올해 300억원의 매출을 내는 것이 목표”라며 “플랫폼의 구독형 서비스 등을 통해 매출과 함께 수익구조를 개선하면서 회사의 체질도 개선하겠다”고 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미소정보기술은 내달 과천 지식산업단지 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하고, 헬스케어 사업본부가 있는 대전지사에 헬스케어 연구개발(R&D) 센터 및 신사옥(대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을 준공한다. 오는 5월엔 17년간의 헬스케어 및 데이터 기술과 혁신사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한 번에 만나는 행사도 개최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스마트빅과 같은 플랫폼은 찾아보기는 어렵다”며 “K-팝이나 K-푸드처럼 ‘K-소프트웨어’를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이 기사는 제약·바이오 뉴스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4년 3월 6일 10시32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