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러스로 크림대교 타격" 논의 파장…외무부는 독일 대사 초치
독 총리, 타우러스 지원 금지 재확인
"독일이 다수 원수됐다"…러, '타우러스 녹취' 독일 맹공(종합)
크렘린궁은 독일군 고위 간부들이 타우러스 미사일로 크림대교를 타격하는 가능성을 논의한 녹취가 공개된 데 대해 러시아가 독일에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이른바 '타우러스 녹취' 파문과 관련한 질문에 "그 대화로 집단 서방이 우크라이나 분쟁에 직접 개입하고 있음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녹취 내용이 독일군의 자체 행동인지, 국가 정책의 일환인지는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둘 다 매우 나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녹취에 대한 독일 당국의 조사 결과를 언론을 통해서라도 알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1일 러시아 국영방송사 RT의 편집장 마르가리타 시모냔이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문제의 녹취에는 지난달 19일 이뤄진 독일군 고위 간부들의 대화가 담겨 있다.

독일군 간부들은 독일산 장거리 순항 미사일 타우러스로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를 공격할 가능성을 논의해 러시아의 반발을 일으켰다.

"독일이 다수 원수됐다"…러, '타우러스 녹취' 독일 맹공(종합)
이와 관련해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오전 알렉산더 그라프 람스도르프 주러시아 독일 대사를 초치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 녹취를 근거로 독일이 공식 입장과 달리 물밑에서는 장거리 미사일인 타우러스로 러시아를 공격하는 작전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데 대해 항의한 것으로 보인다.

람스도르프 대사는 약 1시간 10분간 외무부 청사에 머문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떠났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텔레그램에서 "우리의 오랜 라이벌 독일이 다시 원수로 변했다"며 이번에 공개된 대화로 독일이 러시아와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장은 하원 회의에서 크림대교 공격에 대한 독일 장교들의 대화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예고했다.

독일 정부는 타우러스를 지원해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에도 러시아 영토 공격에 따른 확전 가능성을 이유로 지난 1년간 거부하고 있다.

이 대화에 대해 독일 정부는 지난 2일 "도청당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사거리가 매우 광범위한 무기를 통제할 때 독일군이 관여해야만 한다면 나는 그것을 용인할 수 없다"며 독일군이 타우러스 운용에 개입해야 할 경우 미사일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