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두레학교 할머니들 쓴 '얘들아 걱정 마라, 내 인생 내가 산다'
"공부 재미지지만"…뒤늦게 글 배운 어르신들의 시화집
"공부/ 재미지지만(재미있지만)/알딜 모태(알지를 못해) 소기 티진다(속이 터진다)"(장희남 '공부')
충북 괴산에는 배움의 기회를 놓쳤던 어르신들이 모여 공부하는 괴산두레학교가 있다.

이곳에서 뒤늦게 글을 배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2014년부터 10년간 쓰고 그린 시화를 골라 엮은 책 '얘들아 걱정 마라, 내 인생 내가 산다'가 출간됐다.

60대 후반에서 90세가 넘은 할머니 79명과 할아버지 4명이 쓰고 그린 121편의 시화에는 뒤늦은 배움의 기쁨과 지나온 삶의 이야기, 남은 삶에 대한 희망 가득한 의지가 함께 담겨 있다.

'세월을 못 타서 고생을 한 거지/험한 세월에 나와서 고생을 한 거지/다 해내고 나니 지금은 만사 오케이/ 지금은 사는 맛이 나지'(김정순, 90세, '만사 오케이')
'칠월 열사흗날이 내 생일입니다/ 그날이 아부지 제삿날입니다/ 아침에는 멱국 먹고/ 저녁에는 제삿밥 먹고/ 시집와서는 생일이 업써습니다/ 시집와서는 정신이 업서씁니다/ 환갑대서야 생일상 바더씁니다'(이문성, '칠월은 내 생일입니다')
이달 6∼12일에는 서울 인사동 아르떼 숲에서 책에 실린 시화의 원화를 볼 수 있는 전시회도 열린다.

삼인 펴냄. 224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