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영상 편집해 새것처럼 꾸며 선관위 허위제출…2심서 집유
대종상영화제 총감독, 옛 정의당 홍보비 부풀린 혐의로 징역형
대종상영화제 총감독이 지난 제21대 총선 당시 정의당 홍보영상 제작비를 부풀려 수천만원을 타낸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 1-2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지난달 6일 정치자금법 위반과 사기·사기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우정 대종상영화제 총감독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감독이 선거비용을 부풀려 청구한 걸 알면서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허위 서류를 그대로 제출한 혐의(사기·사기미수)로 함께 기소돼 1심에서 무죄가 나왔던 옛 정의당 사무부총장 겸 선거대책본부 상황실장 조모 씨도 같은 징역 6개월에 집유 2년이 선고됐다.

김 감독은 2020년 1월 자신이 운영하던 동영상 제작·편집업체를 포함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21대 총선을 위한 정의당 언론매체 홍보업체 입찰에 참여해 최종 선정됐다.

정의당의 총선 광고·홍보대행 업무를 총괄하게 된 김 감독은 일부 홍보 영상을 2019∼2020년 제작된 기존 TV 광고용 동영상에 자막을 추가하거나 길이만 줄이는 방식으로 만들었으면서도 마치 새로 기획·촬영한 것처럼 총 7천500만원을 부풀린 증빙서류를 제출했다.

선거비용 보전 청구 최종 검토자이자 결재권자였던 조씨는 자료 일부가 허위임을 알면서도 선관위에 이들 서류를 첨부해 선거비 보전을 청구했다.

이 중 4천만원은 김 감독 컨소시엄에 돌아갔고 3천500만원은 선관위 실사에서 허위가 드러나 청구가 기각됐다.

재판부는 "증빙자료는 허위였고 두 사람이 공모해 허위 자료로 선거비용을 받아 가로챈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1심에서 사기 공모 방법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본 데 대해선 "범죄 일시, 속인 상대방, 편취액·편취미수액 등이 특정돼 있고 피고인들의 지위나 관계 등이 명시돼 공모 시간·장소·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고 해서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