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가격 상승에 안도하는 배터리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2차전지 관련주가 모처럼 반등했다. 실적 부진 우려감을 키워온 글로벌 리튬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면서다. 증권가에서도 2차전지 업종이 바닥을 찍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8일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전날보다 8.25% 오른 25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계열사인 에코프로(1.55%)와 에코프로에이치엔(1.35%)도 동반 상승했다.

2차전지 핵심 원자재인 리튬·니켈 관련주도 강세다. 수산화리튬 가공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미래나노텍의 주가는 24.30% 오른 2만2100원에 마감했다. 미래나노텍은 이달 초부터 지금까지 64.07% 급등했다. 이날 하이드로리튬(5.45%), 성일하이텍(8.68%) 등도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2차전지 원자재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28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27일 기준 글로벌 리튬 가격은 톤당 8만9500위안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3.47% 올랐다. 같은 기간 니켈 가격도 4.37% 올랐다.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로 리튬과 니켈 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73.7%, 31.5% 하락했지만 이달 들어 가격 반등에 성공했다.

통상적으로 2차전지와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판매가격은 리튬·니켈가격과 연동된다. 원자재 가격이 1년 넘게 하락하며 제품 판매단가가 하락하다보니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확대됐다. 재고로 쌓아둔 원자재에 대한 자산 손실도 반영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글로벌 리튬·니켈 생산기업들의 감산이 추진되며 가격 하락세는 진정되는 분위기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호주·중국의 감산이 탄산리튬 가격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가격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도 2차전지 업종을 다시 보는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에 바닥을 찍고 차츰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극재와 배터리 판매가격은 메탈 가격보다 각각 3개월, 6개월 정도 후행하는데 지금 원자재 가격 반등이 시작된다면 하반기부터는 관련기업 주가도 오름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아울러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규제도 국내 기업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정부는 오는 2025년부터 외국우려기관(FEOC)에서 조달한 광물로 만든 배터리가 부착된 전기차에는 IRA 보조금을 주지 않기로 했다. 미국은 IRA 세부규정안에서 중국 내 대부분의 기업을 FEOC에 포함시켰다. 사실상 중국 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FEOC 규제로 미국 시장 진입장벽이 높아지게 됐다"며 "규제 조건을 충족하고 미국 물량이 증가하는 LG화학, 포스코퓨처엠을 톱픽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